'150억 부당 대출 지시' 김기유 전 태광그룹 의장, 영장 또 기각
법원 "증거 인멸 또는 도주 우려 없어"…두 번째 영장 청구도 기각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부동산 개발업자 지인 청탁으로 150억 원대 부당 대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에 대한 검찰의 두 번째 영장 청구도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의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 또는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지난해 8월 부동산 개발업체를 운영하는 지인 이 모 씨(65)의 부탁으로 적법한 심사 없이 150억 원 상당 부당 대출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 씨는 타 금융기관으로부터 250억 원 상당 대출을 받아 추가 대출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차명계좌로 받은 대출금 중 86억 원 정도를 빼돌려 주식 투자 등 사적 유용해 횡령 혐의도 받는다. 이 가운데 1000만 원가량은 지난해 10월 김 전 의장 처가 소유의 개인 계좌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장 측 변호인은 이날 오전 2차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법원에서 취재진과 만나 '150억 원 부당대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며 "상세한 얘기는 더 이상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짧게 답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김 전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범죄 사실 증거가 다수 확보돼 증거 인멸의 우려가 낮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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