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도살하듯' 29억 편취한 캄보디아 주식 리딩 사기단, 재판행
서울남부지검, 영업팀장 A 씨 등 14명 구속·불구속 기소
사기·범죄단체 가입활동·범죄수익은닉·자본시장법 위반 등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캄보디아에서 주식리딩방을 운영하며 29억 원을 편취한 20~30대 범죄 조직원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조재철)는 지난 9월 13일부터 이달 1일까지 6차례 걸쳐 캄보디아 리딩방 사기 범죄단체 영업팀장 A 씨(25) 등 14명을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조직원 중 12명은 구속기소 됐다.
조직원들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주식리딩방 사기 목적의 범죄단체를 구성하고 유명 국제투자자문사 직원을 사칭해 내국인 39명으로부터 약 29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 피해자에게 접근해 가짜 투자사이트 가입 및 입금을 유도하는 등 사실상 보이스피싱과 유사한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조직원들이 이른바 '돼지도살' 수법을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돼지를 천천히 살찌운 후 도살하듯, 신뢰 관계를 이용해 피해 규모를 점차 늘린 후 일거에 수익을 실현하는 사기 수법이다.
이를테면 최초 투자금을 입금받고 나면 또다시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블록딜 주식을 대량 매수할 시점까지 계속 매수해야 한다' 등 취지로 말하면서 계속 투자금 입금을 유도하고 일순간 사이트를 폐쇄하고 연락 두절하는 식이다.
조직원들은 캄보디아 프놈펜에 거점을 둔 성명불상의 중국인 총책이 조직한 범죄단체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도 있다.
이 조직은 수개의 점조직을 두고 있으며 점조직별로 '홍보팀' '영업팀' '기술팀' '자금세탁팀' '고객센터' '시나리오팀' '통역팀' '모집팀' 등 8개 하위조직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무허가로 주식 투자 사이트를 개설하고 운영한 혐의로 자본시장법 위반죄도 받는다.
검찰은 또 A 씨와 범죄단체 영업팀원 B 씨(24)와 C 씨(38)에 대해서는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지난 3월~6월쯤 위 범죄단체로부터 암호화폐(코인)로 보수를 받아 환전업자를 통해 마치 개인 간 정상 거래 등을 통해 지급받은 것처럼 원화로 송금받는 방법으로 3200여만 원의 범죄수익을 세탁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이들이 사용한 계좌들을 모두 추적해 추징보전 조치했다.
검찰은 지난 8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아 9월 자금세탁책 사용 계좌들에 대한 추적에 나서 세 차례 걸쳐 A 씨 등 7명을 구속 기소했다. 지난달부터 이달 1일까지 나머지 7명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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