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자빠질까" 대리점주 단톡방서 모욕…택배노조원 유죄 확정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단체대화방을 통해 CJ대한통운 김포장기대리점장을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주노총 택배노조 조합원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A 씨는 2021년 5~7월 노조원들이 속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양배추 같은 까도 까도 끝이 없는 비리, 횡령 외 수없는 불법적인 일에 대해 이젠 종지부 찍어야 될 것 같습니다", "질긴 놈 언제쯤 자빠질까", "XXX 하는 짓 딱 야반도주" 등의 글을 게시해 김포장기대리점장 이 모 씨를 공연히 모욕한 혐의를 받았다.

이 씨는 2021년 8월 30일 김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이 씨는 당시 노조원들과 수수료 지급 구조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노조원들의 태업과 집단 괴롭힘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가 남긴 유서에는 극단적 선택의 배경을 대리점 소속 노조원들에게 돌리는 내용이 담겼고, 지회장을 비롯한 조합원 12명의 이름도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심과 2심은 A 씨에게 모두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메시지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피해자에 대한 모욕 행위"라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피해자가 불법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고 단정하고 있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표현"이라며 "피해자가 입원한 것에서 더 나아가 피해자에게 더욱 중대한 상황이 발생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경멸적 의미를 담은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자를 완곡하게 '개XX'로 지칭하면서 피해자가 도망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만하다"며 "(대화방에는) 조합원이 아닌 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결과적으로 피해자 측에게 위와 같은 메시지들이 전달되어 고소에 이르렀다"고 짚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에 관한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이 사건 메시지들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메시지 중 일부는 경멸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