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헌재 구성 조속히 완성돼야"
국회 겨냥 "비상 상황"…"신중·민첩하게 대응할 것"
"다양한 관점 위해 헌법재판관 구성 다양화해야"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29일 "국민의 헌법재판 받을 권리가 충실히 보장될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의 구성이 조속히 완성되기를 바란다"며 국회에 퇴임 재판관 3명 후임 지명을 촉구했다.
문 권한대행은 이날 제14회 한국법률가대회 축사를 통해 "헌재는 재판부 구성의 완성 여부와 관계없이 비상 상황에 신중하게, 그러나 민첩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7일 이종석 전 헌재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후임자 없이 퇴임하면서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만이 남았고, 지난 24일 최선임 재판관인 문 재판관이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됐다.
여야가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선출을 두고 대립하면서 후임 추천이 계속 미뤄지는 상황이다. 이에 헌재는 지난 15일 재판관 7명 이상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하도록 정한 헌법재판소법 조항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등 나름으로 분투하고 있다.
문 권한대행은 이날 '미래를 위한 사법(司法)의 발전 방향'이라는 대회 주제에 발맞춰 "사회의 변화에 대응해 종전의 법 규정을 합리적으로 해석·적용하고 새로운 법과 제도를 설계하려는 노력은, 우선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다"며 헌법의 기본 원리와 민주주의·법치주의 수호를 강조했다.
또한 "법률가의 역할은 갈등이나 분쟁과 따로 떨어질 수 없고, 그렇기에 법률가는 의심받기 쉬운 위치에 있다"면서도 "법률가가 갈등과 분쟁을 조장하거나 확대시키는 것이 아닌지, 국민에 봉사하고 법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휘둘리는 것은 아닌지에 관한 국민의 합리적 의심은 우리 사법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관심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비슷한 경험과 경력을 가진 헌법재판관이 하는 재판은 다양한 시각을 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헌법재판이 실무가와 이론가 및 과거와 현재의 깊은 대화의 결과가 될 때, 비로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에게 설득력 있는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고도 밝혔다.
이어 "평의의 과정에서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막고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할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구성의 다양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 헌법학 전공자로서 헌법실무에 밝은 헌법연구관이나 교수들에게 헌법재판관의 길을 터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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