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대가리야 진짜 멍청해"…보고하는 부하 폭행·모욕한 장교 실형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업무보고를 하는 부하 군인을 진압봉으로 치는 등 폭행·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교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직무수행 군인 등 특수폭행, 특수폭행, 폭행, 모욕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2021년 11월~2022년 1월 사이 부하인 B 씨에게 업무지시를 하는 과정에서 B 씨를 모욕하고 수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B 씨가 업무보고를 할 때 질책하며 진압봉으로 가격하거나, 이유 없이 B 씨가 앉은 의자를 진압봉으로 치거나, 어깨를 누르거나 목덜미를 누르는 등 괴롭혔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B 씨에게 업무지시를 하며 "생각 좀 해라, 돌대가리야, 너 진짜 멍청하다. 초등학생도 이건 알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 씨는 "B 씨나 B 씨가 앉은 의자를 진압봉으로 가격한 사실이 없고 모욕적인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항소했다.

2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범행 당시 상황과 A 씨의 행동, B 씨의 반응 등과 관련해 군 수사기관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B 씨와 증인들이 일관된 주장을 했다는 점을 들어 A 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진압봉은 소요, 폭동, 반란 따위를 진압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된 물건"이라며 "피고인의 가격 행위로 인해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여전히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도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피고인의 가족과 동료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