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노조 집단탈퇴 금지 위법"…법원 "정부 시정명령 문제없어"

전국공무원노조, 고용노동부 상대 시정명령 취소소송 패소
법원 "탈퇴 금지 조항, 오히려 조합원 권리 박탈"…노조 항소

서울 서초구 양재동 가정·행정법원 전경 (서울가정법원 제공)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산별노조의 집단탈퇴를 금지한 노조의 규약은 위법하다"며 노조에 시정을 요구한 정부의 명령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지난달 27일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제기한 노동조합규약 시정명령 취소 소송에서 전공노의 청구를 기각,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전공노는 지난 2021년 8월 당시 민주노총 집회방식에 반발해 탈퇴한 강원 원주시청 공무원노조(원공노)의 탈퇴 이후, 위원장 직권으로 '조합 탈퇴를 선동하거나 주도하는 자'의 권한을 정지할 수 있도록 노조의 상벌 규정 규약을 개정했다.

그러자 정부는 이러한 규약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위배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의결을 요청했다. 서울지노위는 2023년 7월 해당 규약이 노조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는 노조법 제5조와 총회를 거쳐 조직 형태 변경을 허용하는 같은 법 제16조 제1항 제8호, 헌법 제33조에서 보장하는 근로자의 자주적 단결권 등을 침해한다고 의결했다.

노동위 의결에 따라 정부는 같은 해 9월 문제가 된 조항에 대한 시정 명령을 내렸지만, 전공노는 이에 불복하며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행정법원은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행정11부는 "노조의 조직 형태는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이는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에 비춰 당연하다"며 "그런데 해당 조항은 '조합 탈퇴를 선동하거나 주도하는 자'에 대해 위원장이 권한 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해 조합원이 조합 탈퇴나 조직 형태 변경을 시도하는 경우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없도록 위원장에게 전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 스스로도 도입 이유에 관해 '노조 사업이나 지부의 정상적인 운영을 해야 하는 지부, 지부의 간부가 조직 형태 변경 등을 위해 지부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거나 침해하는 상황들이 발생해 노조의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마련됐다'는 취지로 진술한바, 해당 조항은 조직 형태 변경에 관한 조합원의 헌법상, 법률상 권리를 적극적으로 박탈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에 대한 위하적 효과를 가지는 해당 조항은 단결권의 주체인 근로자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방해하고, 근로자들의 노조 설립 내지 조직 형태의 변경에 관한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노조는 이 같은 법원 판결에 불복해 지난 18일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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