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도이치 주식 수익 '23억설'…검찰 "산정 불가능" 왜?
"주식 사고파는 과정에 위법·정상 매매 섞여 있어"
권오수 1심 재판부도 "부당이득액 산정 곤란" 판단
- 윤다정 기자,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이밝음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로 도합 23억 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산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세조종' 기간의 주가 변동 중 정상적인 것과 위법한 것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1심 재판부 판단과 유사한 취지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은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피의자의 시세조종 가담 혐의에 대해 엄정히 검토했다"며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워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권 전 회장과 공모해 2010년 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6개 증권계좌를 위탁하거나 권 전 회장의 요청에 따라 매매해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시세조종사범 등과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매도·매수를 주문해 시세조종에 가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2020년 4월부터 4년 6개월에 이르는 수사 기간 중 김 여사 모녀가 시세조종 거래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수익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익 논란'은 지난 1월 '검찰이 202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판부에 제출한 종합 의견서에 김 여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로 도합 23억 원의 수익을 올린 사실을 기재했다'는 뉴스타파 보도에서 시작했다.
당시 자료에는 김 여사가 13억 9002만 원, 최 씨는 9억 134만 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최종적으로 "김 여사 모녀가 이 사건 범행(시세조종)과 관련해 얼마를 받았다고 말씀드리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도이치모터스가 비상장사일 때부터 김 여사 모녀가 주식 투자를 시작해 이득을 본 것은 맞으나, 6개 계좌를 통해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 시세조종 매매와 정상매매가 섞여 있어 부당이득액의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권 전 회장의 1심 재판부 역시 "이 사건 부당이득액은 자본시장법 443조 1항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권 전 회장은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91명의 계좌 157개를 이용해 가장·통정 매매, 고가·허위 매수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공소 제기된 시세조종 기간은 2009년 12월 23일부터 2012년 12월 7월까지로 약 3년에 이른다"며 "위 기간 도이치모터스 주가에는 다양한 호재와 악재가 발생하는 등 시장변동 상황이 많이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3년여 간의 주가 변동 전체가 시세조종 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볼 만한 증명이 없고, 정상적 주가 변동 요인에 의한 주가 상승분이나 제3자가 야기한 변동 요인에 의한 주가 상승분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 변동 중 시세조종 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부당이득 액수를 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정리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시세조종이 있었다고 유죄(판결)가 나왔어도 시세조종으로 인해 주가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부당이득을 얼마나 얻었는지 입증해야 하는데 주가조작 행위로 인해 주가가 변동됐는지가 입증되지 않는다"며 "범행으로 얻은 수익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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