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81억 가로챈 사촌형제 2심서 감형…"피해회복 노력"
사촌형제 1심 각 징역 5년·3년→2심 4년6개월·2년으로 감형
무자본 갭투자 가르친 공범도 징역 5년→4년으로 줄어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전세 보증금 81억 원을 편취한 사촌 형제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이성복)는 15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중개보조원 김 모 씨(33)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 씨의 사촌동생 이 모 씨(27)는 1심 징역 3년에서 2심 징역 2년으로, 공범 장 모 씨(42)는 징역 5년에서 징역 4년으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자기 자본을 투자하지 않고 임대차 보증금으로 분양 대금을 갈음하는 방식으로 수십 채를 이 씨 명의로 분양받아 피해자들을 기망했고, 피해 금액도 많다"며 "피해자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대위변제를 받았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정신적 고통을 겪는 등 피고인들의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책임을 인정하고 있고 처벌 전력이 없고, 이 씨는 범행에서 가장 역할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의 금전적 피해가 많이 회복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도 당심에서 피해회복 노력을 일정하게 한 점을 반영해 원심의 형을 다수 감한다"고 밝혔다.
김 씨와 이 씨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무자본 갭투자로 32명으로부터 81억 원 상당의 전세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자기자본 없이 실제 매매 대금보다 더 높은 전세 보증금을 받아 빌라를 매수한 뒤 차액 일부를 취득하는 방법으로 10개월간 주택 32채를 집중 매수했다.
공범 장 씨는 김 씨에게 무자본 갭투자를 가르친 다음 사촌 형제와 함께 9개월간 빌라 23채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 씨는 2019년 3월부터 12월까지 강서구·양천구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를 통해 23명으로부터 55억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은 "재산의 전부 또는 대부분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피해자들이 주거 안정을 위협받고 정신적·물질적 고통을 겪었다"며 "그런데도 장 씨는 김 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로 일관했고 김 씨와 이 씨는 범행 초기 빌라를 여러 채 매수한 후 파산신청까지 계획하는 등 다분히 고의적으로 범행했다"면서 김 씨와 장 씨에게 각 징역 5년, 이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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