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검사 父에 잘 보이려 논문 대필' 前 성대 교수 2심서 감형

1심 징역 1년 6개월→2심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감형
"윤리 저버렸지만…논문 게재 안되고 8개월 수감, 형량 무거워"

서울중앙지방법원.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조교와 강사 등을 동원해 현직 검사와 타 대학교수 논문을 대신 작성해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2심에서 감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2부(부장판사 최해일 최진숙 김정곤)는 11일 업무 방해 혐의를 받는 노 모 전 교수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1심보다 감형됐다.

노 전 교수는 2016년 12월 당시 대검찰청 소속 정 모 검사가 성균관대에서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을 조교와 강사 등에게 대필하도록(업무방해)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정 검사 동생인 정 모 교수의 학술논문을 대필하게 한 의혹도 있다. 노 전 교수는 2019년 1월경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2022년 자진 귀국해 그해 4월 11일 구속됐다.

이같은 범행은 노 전 교수가 재력가인 정 모 씨에게 잘 보일 목적으로 그의 두 아들 논문 대필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대가로 노 전 교수는 정 씨가 운영하는 회사와 법률고문 계약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논문을 대필해 학술지 등에 게재함으로써 논문을 쓰지 않은 이에게 부정한 연구 실적을 취득하게 하며 학자로서의 윤리를 저버렸다"며 "이에 따라 사회 일반의 신뢰도를 잃었다"고 질타했다.

또 "노 전 교수의 부탁과 지시를 거절할 수 없는 초빙 교수에게 대필하게 해 수법에 대한 비난 가능성도 높다"며 "수사 개시 무렵 수사 착수를 예상하고 미국으로 출국한 점도 불리한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1심 형은 무겁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노 전 교수는 자진 귀국 뒤 범행을 인정·반성하고 대학에서 해임 처분을 받았다"며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되지 않은 점, 논문이 짧은 시간 급조돼 조악한 점, 1심 이후 8개월가량 구속 수감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노 전 교수는 성균관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해임 결정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냈지만 지난 7월 패소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