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교육대 피해자에 18억 국가 배상…"적은 배상액은 2차 가해"(종합)

피해자 측 "재심 형사보상금보다 적어…인권 감수성 부족"

서울중앙지방법원.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1980년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순화 교육'과 보호감호 처분을 받은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이번 판결을 포함해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의 승소가 이어지고 있지만 피해자 측은 인용 금액이 너무 적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상우)는 10일 삼청교육대 피해자 김 모 씨 등 14명과 또 다른 김 모 씨 등 27명이 각각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인용 금액은 사건별로 10억 6143만여 원, 7억 9651만여 원으로 총 18억 5794만여 원이다. 이 가운데 이날 법정에 출석한 일부 피해자 7명에게 고지된 인용 금액은 각 1000만~2억 4000만 원 수준이다.

피해자 측을 대리한 조영선 법무법인 동화 변호사는 "위헌인 계엄포고령에 의해 판결이 없는 유기징역형을 사신 분들인데 형사 재심 사건을 통해 형사보상을 받는 금액보다도 (배상액이) 적다"며 "낮은(적은) 위자료 액수는 이들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볼 수 있다. 피해자들에 대한 인권 감수성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국가의 항소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조 변호사는 "항소까지 해서 또다시 끌고 가는 것이 과연 최소한의 명예 회복과 사과, 반성, 피해 회복에 부합되는 조치인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전두환 신군부는 1980년대 불량배 소탕과 순화 교육을 명분으로 '계엄 포고 13호'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6만 755명을 영장 없이 검거했고 그 가운데 약 4만 명을 군부대에 설치된 삼청교육대에 불법으로 가둬 '순화 교육'과 '강제 노동'을 시켰다.

순화 교육이 끝나고도 '미순화자'로 분류된 1만여 명은 군에 수용돼 근로 봉사자로서 3개월간 다시 순화 교육을 받았다. 그중 7578명은 또다시 1년 내지 5년의 보호감호 처분을 받았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