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압수 디지털 증거' 기한·용도 통제…예규 일부 개정

디지털 증거 폐기 예외 규정 최소화…과도하게 오래 보관 못해
피압수자 참여권 보장·과도한 수집 방지…'통째 보관'은 여전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검찰이 디지털 증거 보관 기한과 용도를 보다 엄격히 통제하는 방향으로 예규를 일부 개정했다.

대검 디지털 증거 관리 서버 '디넷'에 등록해 둔 전자 정보를 과도하게 복제·보관하는 관행에 위법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 1일 개정된 '디지털 증거의 수집·분석 및 관리 규정' 예규를 시행했다.

개정 예규에 따르면 디넷에 등록된 디지털 증거는 법정 재현이나 검증, 해당 사건의 수사나 공소 유지에 필요한 경우 등에만 접근할 수 있다.

디지털 증거를 과도하게 오래 보관할 수도 없다. 기존에는 △관련성이 인정되는 사건에서 증거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불기소·무죄가 확정됐더라도 공범 등 수사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 대해 디지털 증거를 폐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항(제54조 2항)이 있었지만 이를 삭제했다.

피압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는 내용은 추가됐다. 앞으로 검찰은 압수수색·검증에 참여한 피압수자 측이 관련 디지털 증거 등에 관해 의견을 낼 경우 조서에 적어야 한다. 또 피압수자 측은 참관 일지, 장소 등 변경을 요청할 수 있고 주임 검사는 이들과 협의해 변경된 사항을 통지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과도한 자료 수집을 방지하기 위해 동종·유사 범행과 관련된다고 의심되는 디지털 증거를 함께 압수할 수 있다는 조항(제22조)도 삭제했다.

다만 선별적 압수가 곤란해 정보 저장매체에 들어있는 디지털 정보 전부를 복제·보관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그대로 유지됐다. 관련 조항은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수사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던 '통째 보관'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