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로 지폐 교환기 '퍽'…강서·양천 무인점포 떨게 한 20대 일당

[사건의재구성] 무인점포·편의점·차량 등 가리지 않고 털어
재판부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절도…죄책 가볍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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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왜 이렇게 안 열리지? 벽돌로 내리쳐봐."

지난 3월 1일 새벽 3시가 넘어 인적이 뜸한 서울 양천구의 한 무인점포. 20대 초반 남성 김 모 씨와 함께 2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의 목표는 가게 안에 있는 지폐 교환기. 김 씨는 벽돌로 지폐 교환기에 달린 자물쇠를 여러 차례 내리찍었다.

하지만 자물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소화기까지 가져와 자물쇠를 때렸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이날 범행은 실패로 돌아갔다.

김 씨의 범행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 2월에는 무인점포뿐 아니라 편의점에서 점원이 잠시 한눈판 사이에 담배 2갑을 훔쳤다. 그는 2월부터 3월 초까지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 편의점과 무인상점을 돌며 총 다섯 차례 물건을 훔쳤다.

김 씨보다 한 살 어린 이 모 씨(20·남)는 3월 중순 범행에 합류했다. 이 씨는 김 씨와 함께 무인점포 '사냥'에 나섰다. 두 사람은 사흘 동안 무인점포 두 곳에서 과자와 아이스크림 등 총 14만 원 상당의 물건에 손을 댔다.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차량까지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3월 24일 자정쯤 강서구의 한 빌라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 두 사람의 눈에 들어왔다.

혹시나 하고 손잡이를 잡아당기자 '덜컥' 문이 그대로 열렸다. 두 사람은 차량 콘솔박스 안에 있던 75만 원 상당의 고급 지갑과 그 안에 들어있던 현금 약 9만 원을 들고 그대로 달아났다.

같은 날 밤 이들은 유사한 수법으로 또 다른 차량에 있던 현금 약 350만 원도 챙겼다. 이때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차량 블랙박스에 꽂혀 있던 SD카드까지 챙기는 치밀함도 보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재은 판사는 지난달 20일 김 씨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이 씨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김 판사는 "비교적 짧은 시간 수차례 범행을 저질렀다"며 "각 범행의 내용 그리고 방법 등에 비추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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