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홀 골퍼 눈 때린 박태환 티샷, 배상 책임 無…사고 후 숨긴 건 잘못"
"아마추어 골퍼의 슬라이스 흔해…골프장 측 주의 의무"
"사고 후 인적사항 숨기고 동반자 내세운 건 도덕적 비난 마땅"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수영선수 박태환(35)이 골프장에서 친 공에 맞아 다친 사람이 손해 배상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4단독 신성욱 판사는 지난 26일 A 씨가 박태환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박 씨는 지난 2021년 11월 강원 춘천 소재 한 골프장에서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는데 의도치 않게 공이 오른쪽으로 크게 휘면서(슬라이스) 옆 홀에서 골프를 치던 A 씨 왼쪽 눈 윗부분을 때렸다.
A 씨는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시력이 감퇴하고 시야가 좁아지는 후유증을 얻었다.
A 씨는 박 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무혐의 처분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신 판사는 "박 씨는 타격 방향에 다른 사람이 있을 가능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캐디 지시에 따라 공을 쳤다"며 "아마추어 골퍼에게 흔한 슬라이스 타구가 나왔을 때 공이 다른 홀로 넘어가지 않게 할 주의 의무는 골프장 관리 업체와 캐디에게 있다"고 판시했다.
예컨대 골프장 측에서 사전에 이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캐디들이 서로 연락해 예방 조치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법원은 박 씨가 사고 직후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점을 판결문을 통해 지적하기도 했다.
신 판사는 "사고 발생 후 박 씨가 자신의 인적 사항을 숨기고 골프를 함께 친 동반자를 사고를 일으킨 사람으로 내세운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다만 "이는 사고 발생 후 사정"이라며 배상 책임과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younm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