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은 아니라지만"…불안한 차세대 킥스 '산 넘어 산'
33개월 들인 킥스, 19일 개통 후 이틀간 장애 빈번
내년 6월 법원 연계까지 공수처 포함 등 과제 산적
- 정재민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김기성 기자 = 형사 전자 소송 등 '형사 사건 완전 전자화'를 위한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이 33개월 만인 지난 19일 모습을 드러냈지만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법무부와 검·경은 접속 지연일 뿐 먹통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내년 6월로 예정된 법원과의 연동까지 과제가 산적하다는 평이 나온다.
◇개통 첫날 접속 지연…"서버는 정상화, 프로그램 설치 문제"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킥스 개통 첫날인 19일과 20일 이틀 연속 전국 킥스에서 접속 장애와 지연 현상이 이어져 공소장 상신, 벌과금 수납 등 전산 업무가 지연됐다.
킥스는 법무부·검찰청·경찰청·해양경찰청이 지난 2021년 12월부터 △형사사법 절차 완전 전자화 △기술 혁신에 따른 온라인·비대면 서비스 확대 △기존 노후한 시스템 전면 개편을 목표로 총 33개월의 개발 시기를 거쳐 마련했다.
차세대 킥스는 AI로 범죄 사실, 핵심 키워드, 죄명 정보 등을 분석해 유사 사건 조서·결정문·판결문 등을 추천하는 첨단 기능을 갖췄다. 또 본인 인증만으로 모든 수사기관에서 자기 사건 진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참고인 원격 화상 조사 방식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첫날부터 지연 상태가 이어지면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와 검찰 측은 네트워크나 전산 장비의 문제가 아닌 필수 프로그램 설치 과정에서의 개개인 간 오류라고 해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개통 첫날엔 지연 문제가 있었지만 시스템은 문제가 없다"며 "서버 장애, 접속 지연은 시스템 초기라 있을 수 있는 정도의 문제라고 보고 필수 프로그램 설치 안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측 또한 "서버 전체 시스템은 정상화됐지만 사용자가 필수 프로그램을 설치 하지 않거나 기존 프로그램을 삭제하지 않아 메모리가 과부화돼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업무가 마비된 것은 아니다. 사건은 잘 처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이 걱정" 6월까지 법원과 협의…공수처는?
법조계는 이틀간의 접속 지연이 14년 만의 새로운 시스템 도입과 그에 따른 해프닝으로 판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익숙한 시스템이 아닐뿐더러 필수 프로그램 설치 문제로 인해 접속 문제가 된 것이지 정상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1월과 6월 각각 도입이 예정된 법원의 차세대 전자 소송시스템, 형사 전자 소송시스템과의 연계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관계자는 "내년이 걱정이다. 법원과 전자문서를 교류할 때 용량이 커지게 된다"며 "법원과도 남은 기간 협의를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법무부 관계자는 "내년 두 번에 걸쳐 연계가 예정된 만큼 법원과 계속해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번 킥스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향후 논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꼽힌다.
공수처 관계자는 "통신 기반이라도 만들어야겠다고 해서 예산을 신청했지만 처참하게 깎여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문서를 주고받는 기반까지는 만들기 위해 독자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토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수처의 경우 출범 시기(2021년) 등으로 인해 시스템 구축과 사업 시기 등에 차이가 있어 바로 차세대 시스템과 연결할 순 없다"며 "대비책으로 연계망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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