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공시로 2400억 부당이득"…김영준 전 이화전기 회장 구속기소

서울중앙지검, 자본시장법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
"리튬광산 개발 허위 보도자료 배포, 담보 제공 사실 숨겨"

이화전기의 주식 거래 정지 의혹을 받는 김영준 이그룹(옛 이화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8.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회사 주가를 높이기 위해 검찰 수사 사실을 숨기고 리튬 광산 개발 등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 김영준 전 이그룹(옛 이화그룹) 회장이 13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진용)는 이날 김 전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배권을 강화하고 콜옵션 행사로 이득을 얻기 위해 허위 공시를 한 혐의를 받는다. 담보를 제공하고 메리츠증권에 170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지만 이를 무담보로 발행한 것처럼 허위 공시해 일반 투자자들을 오인하게 한 혐의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의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로 주식거래가 정지되자 이를 숨기기 위해 홈페이지에 허위 내용을 게시한 혐의도 받는다. 회사가 보유한 사채를 고가에 매각하기 위해 리튬 광산 개발에 대한 허위 호재성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방법으로 김 전 회장이 1200억 원 상당의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각하는 등 총 240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파악했다.

김 전 회장은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시가보다 22억 원 저렴하게 자신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매각하기도 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다수의 소액주주에게 중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고,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자신은 고급 주택, 명품 의류에 호화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며 "유사 범행을 반복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고인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267억 원 체납세금 납부를 피하기 위해 다수 차명계좌와 국내외 페이퍼컴퍼니 등을 이용해 373억 원을 은닉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5월 구속됐다 연말에 보석 석방됐다. 이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달 26일 다시 구속됐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성규 총괄사장 등 경영진 3명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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