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스포츠카 탄다"…'조민 명예훼손' 강용석·김세의 무죄 확정

1·2심 "허위·비방 단정 어려워" 무죄…상고기각
"공적 관심사, 폭넓은 비판·의혹제기 감수돼야"

강용석 법무법인 넥스트로 대표변호사(왼쪽 사진)와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2024.4.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딸 조민 씨가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고 주장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출연진들의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2일 오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가세연 대표(전 MBC 기자)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 변호사 등은 문재인 정부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둔 2019년 8월 가세연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주차된 포르쉐 사진을 공개하며 조 씨가 '빨간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닌다'고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씨는 2023년 3월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번도 외제 차나 스포츠카를 몰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1심과 2심은 강 변호사 등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외제 차 운행 사실이 허위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주관적 명예감정을 넘어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할 정도인지 의문"이라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허위의 인식이 있었다거나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 사건 각 발언은 후보자로서의 자질, 재산형성 등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이뤄진 것으로 피해자의 외제차 운행 여부에 관한 의심 역시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며 "피해자 또한 단순 사인(私人)에 불과하다기보다는 공적 인물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공적 관심사에 관해서는 폭넓은 비판과 의혹 제기가 감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원심 판결을 인용해 "외제 차를 탄다는 것이 질시나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는 있으나 그 자체가 명예훼손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비록 원심 선고 무렵이기는 하지만 피해자는 외제 차를 탄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발언은) 재산 신고와 달리 외제 차를 탄다고 이해할 수 있어 당시 공직 후보자인 부친과 관련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며 "당시 허위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자칫 명예훼손이 될 수 있었던 사안으로 앞으로 비슷한 행동을 할 때는 조심하셔야 할 것 같다"며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들은 더 조심하셔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이들과 함께 기소된 고(故)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는 2심 재판 중인 2023년 10월 12일 사망해 형사소송법 328조에 의해 공소기각 결정됐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