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 日 전범기업 '니시마쓰' 상대 2심 승소…1심 뒤집혀
'대규모 토목사업' 벌인 니시마쓰건설 상대 손배소 첫 승소
"개인 청구권 인정" 대법원 전합 판결 이후 잇달아 승소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강제 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 기업 니시마쓰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2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6부(부장판사 김인겸 박정제 김규동)는 5일 배 모 씨 등 5명이 니시마쓰 건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소멸시효 도과'를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뒤집은 결과다.
재판부는 니시마쓰 건설이 배 씨에게 2000만 원, 나머지 4명에게 각 1300여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피해자들이 청구한 총금액은 1억 원으로,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유족의 몫을 제외하면 청구한 금액 모두가 인정된 셈이다.
강제 동원 피해자들은 그동안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됐다는 주장에 힘겨운 싸움을 하거나 소를 포기해 왔다.
그러다 2012년 5월24일 대법원에서 개인 청구권이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소멸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나왔고, 파기환송심을 거쳐 2018년 10월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후 하급심에서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승소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들의 소송을 대리한 민변 이형준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판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에서 소멸시효 쟁점 정리 이후 있었던 판결들은 주로 일본 제철이나 미쓰비시 상대 재판이었는데 니시마쓰 건설 상대는 (승소는) 최초"라며 "2009년과 2010년 중국에선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게 보상이 이뤄졌지만 우리나라 피해자들에게는 여전히 법리상 항변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데 이번을 계기로 니시마쓰 건설의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한 점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중국인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경우 패소했지만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피해자들에게 법적인 구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달면서 회사와 중국인들 사이에 화해가 이뤄졌다"며 "중국인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고 사죄한 것처럼 항변할 것이 아니라 한국인 피해자들에게도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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