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대표 "큐텐 회장이 디지털·상품권 사업 통합 지시"(종합)
통합후 美 위시 인수자금 활용 의혹…"큐텐이 자금 흐름 관리"
류화현 "구 대표 지시, 다 알고 있는 사실…수사 적극 협조"
- 황두현 기자,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이밝음 기자 = 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몬과 위메프 디지털·가전 부문과 상품권 사업을 통합하라고 지시했으며, 티몬의 자금은 큐텐의 재무본부장이 관리했다는 류광진 티몬 대표의 진술이 나왔다.
류 대표는 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휴대전화와 노트북 포렌식 참관을 위해 출석하면서 "디지털 사업 본부하고 상품권을 통합하라고 지시하신 건 맞다"고 말했다.
구 대표의 상품권 사업 통합 지시가 관심받는 이유는 큐텐 측이 매출 규모가 큰 사업을 합쳐 미국 온라인 쇼핑몰 '위시' 인수 자금으로 활용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어서다.
류 대표는 또 티몬에는 자금을 관리하는 별도 조직이 없어 큐텐 재무본부장이 자금흐름을 관리했다며 "창피한 얘긴데 진짜로 그게 팩트"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인 경비나 인건비는 제가 결재하는 게 맞고, 큰 자금으로 그룹사 간에 왔다 갔다 하는 건 사후에 결재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무본부장이 승인을 누르면 자금이 집행되고 저는 사후에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통합해서 큐텐 재무에서 관리를 했었다"며 "'상품권을 얼마 팔아야 된다' 이런 것들은 (큐텐) 재무에서 이야기했다"고 부연했다.
자신은 큐텐의 해외 직구 사이트의 영업 담당을 총괄하다가 티몬 대표로 발령난 것이며, 당시 티몬에는 재무 조직이 없었다고 한다.
류 대표는 상품권 판매에 티몬이 관여하지 않고 플랫폼 역할만 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그렇다"면서 "저는 일반적인 상품권 거래에 집중했다""고 답했다.
구 대표가 (상품권 판매) 규모를 지시했느냐는 말에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재무하고 협의해서 말씀한 건지 제가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큐텐 자금을 인수합병에 사용하라고 지시한 얘기를 들어보았느냐는 말에는 "제가 1년 동안 목표만 받았고 (티몬에) 재무가 없었기 때문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중앙지검에 포렌식 참관을 위해 출석한 류화현 위메프 대표도 구 대표가 위메프 인수 후 상품권 사업 부문 등을 티몬에 넘기도록 지시했냐는 질문에 "회사 실장들 본부장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인정했다.
류 대표는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예정"이라며 회의 메모와 녹음파일을 모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위메프 해외 인수를 시도했지만 지난 5일 오후 3시에 최종 거절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현재는 국내 기업 두 곳과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쪽이랑 여러 군데, 친구들과 옛 지인들을 통해 서칭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두 군데 정도 연락주셔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 쪽은 자구책이 나오면 같이 논의해 보자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구책은 법원에 제출하기 전에 법무법인과 사전에 협의해서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다"며 "회생법원에서 채권 고액 순으로 채권자협의회는 1차 구성했고 나머지 채권자에게 연락하는 건 법원에서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큐텐 그룹 재무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도 이날 휴대전화 포렌식 참관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을 찾았다. 이 본부장은 지난 2일 검찰 조사를 위해 출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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