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통행세' 무죄 네네치킨 회장 형제, 800만원씩 형사보상

아들 명의 유령회사로 부당이득 챙긴 혐의 대법서 무죄

2012.10.6/뉴스1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아들 명의 유령회사를 중간 유통과정에 끼워 이른바 '소스 통행세'를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현철호 네네치킨 회장과 동생 현광식 대표가 각각 800만원에 달하는 형사보상금을 받았다.

6일 관보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지난달 15일 비용에 대한 형사보상으로 현 회장에게 794만5800원, 현 대표에게 796만9600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형사보상금 지급 결정은 피고인의 무죄가 확정됐을 때 형사소송에 든 비용 등을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다. 피고인이 직접 청구해야 하는 제도로 현 회장 형제가 지난 3월 신청했다.

현 회장 형제는 2015년 9월 치킨 소스 업체 등과 추가 공급계약을 하면서 현 회장 아들을 1인 주주로 하는 A사에서 소스 원재료를 납품받는 조건을 달았다.

당시 현 회장 아들은 스물한 살 나이에 군 복무 중이어서 회사 운영에 관여할 수 없었으며 A사는 '바지사장' 등만 있고 제대로 업무하는 직원이 없는 유령회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 회장 형제는 A사가 원재료 가격에 30~38% 이익을 더한 가격으로 네네치킨과 가맹점에 재료를 넘기게 해 약 17억5000만원의 이득을 보게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현 회장 형제는 "합리적인 경영 판단에 의해 A사를 설립한 것이지 부당한 유통이익을 남겨주거나 회사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1심은 "실질적 역할이 없는 A사를 거래 단계에 추가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현 회장 형제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현 회장과 A사에는 각각 벌금 17억원과 5000만원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고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새로운 공급구조로 소스 유출을 방지하고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돼 A사 설립의 동기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A사의 물적·인적 설비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독립된 주체로서 사업을 한 이상 유령회사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고인들이 A사 설립·운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적극적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고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5월 무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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