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로 2.2억 꿀꺽한 20대, 그 이유가 "도박·명품 시계"

서울남부지법, 사기 등 혐의 징역 2년6개월 선고
법원 "심각한 경제적 피해"…피고인, 불복 항소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2024.5.2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도박 자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중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재은 판사는 사기·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A 씨(29)에 대해 지난달 21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쯤 서울 양천구 소재 모 주택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세 차례 걸쳐 피해자로부터 2억 2000만 원을 송금받았다.

당시 이 주택에는 3억 4000만 원의 보증금을 내고 살고 있는 임차인이 있었다.

공판 과정에서 A 씨는 기존 임차인이 이사 갈 수 있게 보증금을 돌려줬어야 했는데 그럴 자금이나 수익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 상태에서 피해자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애초 A 씨는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기존 보증금 반환에 보탤 생각이 없었으며 오직 도박자금, 생활비 등으로 소비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수사기관 눈을 피해 보증금 명목으로 받은 2억 2000만 원을 제3자 명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현금화해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인 것처럼 가장하기로 마음먹었다.

A 씨는 친구 명의 계좌로 1억 4750만 원을 이체한 뒤 인터넷 도박사이트에서 도박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6차례 걸쳐 현금 594만 원을 출금하고 4100만 원으로 중고명품 시계 2개 구입하는 등 수법으로 총 1억 9444만 원을 은닉했다.

앞서 A 씨는 2021년 6월 특수절도죄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같은 해 12월 만기 출소한 바 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출소 후 누범기간 중에 피해자를 기망해 거액의 돈을 편취했고 그 편취금을 은닉했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에게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럼에도 A 씨는 원심판결에 불복하고 같은 달 24일 항소했다.

2심 첫 재판은 같은 법원에서 8월 13일 오후 2시 40분에 열릴 예정이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