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림 사건' 작곡가 윤이상 재심 확정…대법, 검찰 재항고 기각

국내 송환돼 국보법 위반 징역 10년…2년 복역
법원, 유족 재심 청구 3년 만에 재심 개시 결정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작곡가 고(故) 윤이상 집터에 표지석이 설치돼 있다. 2017.9.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동백림(동베를린) 사건'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은 작곡가 고(故) 윤이상에 대한 재심이 확정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전날 서울고법의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한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동백림 사건은 1967년 중앙정보부가 유럽 유학생, 교민 등 200여 명이 동베를린 북한 대사관을 드나들며 간첩 활동을 했다고 발표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윤이상은 국내로 송환돼 간첩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년을 복역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윤이상은 "대통령의 친서 전달을 위해 만나자"는 독일에 파견된 중정 직원의 거짓말에 한국대사관으로 유인돼 2박 3일간 조사받은 후 중정에 구금됐다.

앞서 2023년 5월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서승렬 안승훈 최문수)는 윤이상의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유족이 재심을 청구한 지 3년 만이다.

재판부는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던 수사관이 거짓말에 의한 임의동행 형식으로 피고인을 연행해서 구속한 일련의 행위는 형법 124조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며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경우 재심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