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피싱 저지' 은행원에 "고객 봉사하고 신용 지키는 사람들"

"예방·확산 차단 중요…금융기관·통신사 예방책 마련해야"
'대량 불법문자 발송 차단' 등 분야별 대응 방안 논의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설득하고 인출책을 신고하는 등 일선에서 보이스피싱 저지를 위해 힘쓰는 은행원들을 향해 "이러한 금융기관 임직원들이야말로 고객에 봉사하고 신용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며 강력한 대응의 의지를 다졌다.

이 총장은 2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대검찰청과 은행연합회가 공동 개최한 '민생침해범죄 대응 강화 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먼저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해 1억 3000만 원 피해를 입고 신변을 비관한 40대 여성이 자녀 2명과 고의적 자해를 시도한 사건을 소개했다.

그는 "40대 여성과 9세 딸은 구조됐으나 12세 아들은 사망했고 (여성은) 결국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며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보이스피싱 문제의 극단적 사례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에 따르면 2022년 7월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 출범 이후 발생 건수는 2021년 3만 982건에서 2023년 1만 8902건으로 39%, 피해 금액은 7744억 원에서 4472억 원으로 42% 각각 감소했다.

다만 신종 사기 범죄인 투자리딩방 사기는 통계가 마련된 2023년 9월부터 줄곧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까지 3113건이 접수돼 2872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 범죄보다 접수 건수는 적으나 피해는 더 큰 셈이다.

또한 청소년의 온라인 도박 참여율이 매년 늘어나 도박중독으로 인한 신체‧정신 발달 저해, 학업부진, 자금 마련 목적의 2차 범죄 등의 폐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 총장은 "사전에 범죄를 막아 피해를 예방하고 범죄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금융과 통신 두 분야를 악용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금융기관과 통신사에서 예방책을 마련해 적극 대응한다면 범죄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장 역시 "기술 발전을 악용한 민생침해범죄가 국민들의 일상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실질적인 제도개선 방안이 도출되어 민생침해범죄를 근절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금융, 통신, 사법 등 영역에서 민생침해범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방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금융 부문의 보이스피싱 예방 현황 및 과제'에 대한 발제를 맡은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관 사칭, 금융지원 빙자, 로맨스 스캠, 스미싱 등의 다양한 범죄 유형을 소개하며 "대응 효율성 제고를 위한 범정부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해룡 인터넷진흥원 팀장은 '통신 분야 보이스피싱 대응 현황' 발표를 통해 △대량 불법문자 발송에 따른 피해 예방을 위한 문자 재판매사 관리·감독 강화 △카카오톡 등 위법 SNS 계정 차단의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박한나 대검찰청 연구관은 '온라인 도박범죄 현황 및 대응 방안' 발표를 통해 △도박이용계좌 지급정지제도 도입 △도박광고 처벌 및 차단 제도 정비 △신고 제도 정비 등을 추진할 것을 제시했다.

이여정 경찰청 계장은 '사이버사기 피해 현황 및 제도 개선 방안' 발표에서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지급정지가 가능한 범죄 유형에 '재화 공급 또는 용역 제공 가장 행위'는 제외돼 있어 신속한 피해 회복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