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91억' 신풍제약 전무 2심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
대표 등과 공모해 가짜 거래·납품가 부풀리기로 횡령
1심 징역 5년서 2심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회사 대표 등과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 91억 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신풍제약 전무 노 모 씨가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김재호 김경애 서전교)는 1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노 전무의 2심 재판에서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횡령 금액의 규모나 피해자 신풍제약이 입은 유무형의 피해 정도, 피고인의 지위 등을 비춰보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범행은 망 장용택의 이익을 위하여 그의 주도하에 시작된 것으로 보이고 횡령금이 장용택 일가에 귀속됐다"며 "피고인에게 별도의 처분 권한이 없던 것으로 보이는 점, 신풍제약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힌 점, 일부를 형사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 형이 다소 무거워 새롭게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지난 1월 함께 횡령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장원준 전 대표에게 징역 2년6개월을, 노 전무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비자금 반환 기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들은 2008~2017년 신풍제약 창업자인 고(故) 장용택 전 회장과 공모해 납품업체와 가짜로 거래하거나 납품가를 부풀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숨기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외부감사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당초 경찰은 노 전무가 비자금 57억 원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일부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직접 보완 수사를 벌인 검찰은 추가 비자금 34억 원과 장 사장이 이에 관여한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기업 경영과 회계 투명성, 거래 청렴성이 크게 훼손됐고 신풍제약의 신뢰도도 하락했다"며 "또 노 전무는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수사에서 거짓 진술을 했고 장 전 대표는 관련 처벌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노 전무를 총책으로 볼 수는 없고 장 전 대표는 57억 원을 공탁했다"며 "두 사람 모두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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