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살인 '데이트폭력' 지칭…이재명 상대 소송 낸 유족 패소 확정

1·2심 모두 원고 패소 판결…대법 심리불속행 기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2024.7.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조카의 살인 사건을 '데이트폭력'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피해자 유족이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최종 패소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전날 피해자 유족 A 씨가 이 전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대표의 조카 김 모 씨는 사귀던 여자친구가 결별을 통보하자 2006년 5월 8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자택에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살해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씨의 형사재판 1·2심 변호를 맡아 '김 씨가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전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1월 조카를 변호한 경력이 논란이 되자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데이트폭력 중범죄'라는 표현이 논란이 되자 이 전 대표는 "데이트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며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으신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A 씨는 이 대표의 발언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햇다.

1심 재판부는 "'데이트폭력'이라는 단어가 연인 간 발생하는 다양한 범죄를 포괄적으로 지칭하기 때문에 이 대표의 발언은 허위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 씨는 항소했지만 2심도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역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판결에 상고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