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N번방' 주범, 귀 막고 울먹였다…심신미약 주장

여성 61명 불법합성물 제작·유포…상습범행 등 일부 부인
공범 강 모 씨도 함께 재판…강씨는 혐의 모두 자백

서울대에서 피해자가 최소 61명에 달하는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1일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등 혐의로 30대 남성 A 씨와 B 씨를 검거해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대 동문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여성들의 졸업사진, SNS 사진 등을 토대로 불법 합성물을 제작하면서 변태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공유·유포하는 식으로 범행해 'n번방' 사건을 연상케 한다. n번방 사건은 미성년자 등 일반 여성을 상대로 한 성착취 영상을 텔레그램으로 공유·판매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으로, 2019년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며 성폭력처벌법·형법·정보통신망법 개정 등을 포함한 'n번방 방지법' 마련의 계기가 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의 모습. 2024.5.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디지털 성범죄인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주범 박 모 씨(40)가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박 씨 측 변호인은 "전체적으로 심신장애라는 것이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심신미약"이라고 답했다.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출석한 박 씨는 검찰이 공소 사실을 읽는 동안 귀를 막고 울먹였다. 앞서 박 씨는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도 울면서 온몸을 떨거나 얼굴을 감싸 쥐는 등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씨 측 변호인은 불법 합성물 배포 혐의는 인정하며 반성의 뜻을 밝혔다. 다만 상습 범행과 범죄 교사 혐의는 부인했다.

박 씨 측 변호인은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 대해서는 증명이 없다는 취지로 부인한다"고 밝혔다.

또 "(공범인) 강 모 씨는 범행 2개월 전부터 이미 허위 영상물 제작 범행을 일으켰다"며 "피고인의 제안이나 사진 제공 등으로 범행을 일으킨 것으로 보이지 않아 교사가 아니란 취지"라고 주장했다.

공범인 강 씨도 이날 함께 재판을 받았다. 강 씨 측 변호인은 범행을 모두 자백한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대 N번방 사건은 서울대 졸업생 박 씨와 강 씨 등이 서울대 동문 12명 등 수십명의 사진으로 불법 합성물을 제작해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여성 61명에 이른다.

박 씨는 또 본인이 개설한 텔레그램 그룹에 허위 영상물 1600여 개를 게시·전송하고 피해자 의사에 반해 촬영한 촬영물을 외장하드에 저장해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아동 성 착취물을 게시하고 소지한 혐의도 적용됐다.

현재 박 씨와 강 씨를 비롯해 다른 공범 2명도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buen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