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자 가장해 선불 유심 개통 유도·판매한 30대 남성 실형

(서울=뉴스1) 박혜연 신은빈 기자 = 대부업자를 가장해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선불 유심을 개통하게 한 뒤 이를 판매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호동 판사는 지난 19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및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윤 모 씨(31)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윤 씨에게 피해자에 대한 1300만 원 배상과 함께 2396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윤 씨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1년 동안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소재의 한 사무실에서 대부업자를 가장해 인터넷에 대출 광고를 올리고, 연락해 온 사람들에게 선불 유심 개통을 유도한 후 1개당 30~40만 원에 유심 42개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판결문에 따르면 윤 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명으로 된 계좌로 유심을 판매한 금액을 이체받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윤 씨는 또 2022년 5월 다른 피해자에게 '전문 코인 트레이더' 행세를 하며 "한 달에 100%, 200% 고수익을 내고 수익을 정산해 주겠다"고 속여 1300만 원을 편취했다.

윤 씨는 재판 과정에서 "실제로 코인에 투자해 수익을 낼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1300만 원을 이체받은 날과 그다음 날 여자친구에게 275만 원을 학원비로 송금해 줬고, 또 다른 용도로 400만 원을 지출하는 등 코인 투자와 무관한 용도로 돈을 사용했다"며 윤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윤 씨가 대포폰을 사용할 목적으로 100만 원을 대출해 주는 조건으로 타인 명의의 선불 유심을 받아 사용한 혐의와 타인 명의의 체크카드 및 계좌번호, 신분증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씨가 △2022년 특수재물손괴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그 유예 기간에 있는 점 △유심 판매 범행은 사기, 도박 등 각종 범행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서 죄질이 나쁜 점 △투자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피해자를 기망해 적지 않은 돈을 편취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