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사법등기국장도 판사 출신으로…예산 확대 총력전
'김명수 체제'서 일반직 공무원이 맡던 예산 핵심 부서
조희대, 취임 이후 '행정처 개편·재판지연 해소' 줄곧 강조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기획조정실장과 함께 법원 예산 업무를 담당하는 법원행정처 사법등기국장에 다시 법관을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과 함께 천명한 법원행정처 확대 개편 방향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4일 법원행정처 사법등기국장으로 이국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임명했다. 발령 일자는 7월 15일이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사태 이후 법원행정처 탈법관화를 추진하면서 행정처 상근법관 수는 △2019년 10명 △2020년 6명 △2021년 5명씩 감축됐다.
이 과정에서 사법등기국장까지 일반직 공무원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사법부 예산 확충이 어려워졌다며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사법등기국장은 행정처 내 예산 업무도 함께 담당하는데 행정처장 직속 예산안심의위원회에도 참여한다.
행정처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측에서 예산을 요구하면 왜 예산이 필요한지, 재판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을 설명하는 데 있어 예산 담당자와의 접점이 있는 부분에서는 법관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대내외적인 공감이 두루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연수 법관 복귀에 맞춰 소폭 이뤄지는 7월 인사에서 행정처 요직에 상근 법관을 1명 더 추가한 것은 조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 온 행정처 확대 개편과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서울고법에서 열린 법관 및 직원 간담회에서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법부 예산 확충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근래 몇 년 동안 사법부의 예산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43%에서 0.33%로 감소했다"며 "사법부의 예산이 감소한 시점과 맞물려 장기 미제 사건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사법부의 예산 감소는 재판 지연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국, 벨기에, 싱가포르 등은 사법부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 재판 지연을 개선하는 등 사법 개혁의 성과를 거뒀다"며 "향후 지속적으로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예산 확보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월 첫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행정처 상근 법관을 7명 증원한 바 있다.
신설 사법정보화실장을 비롯해 정보화기획심의관을 법관으로 보임했으며 민사지원심의관 1명, 형사지원심의관 1명, 특별지원심의관 1명, 인사심의관 1명이 증원됐다.
또한 지난 2020년 법원 정기인사 이후 4년 만에 일반직 공무원이 맡았던 공보관을 법관으로 보임했다.
당시 대법원은 "2019년 정기인사부터 사법행정권한 분산 노력의 하나로 법원행정처 근무 법관의 축소 및 비법관화가 이루어졌다"며 "그 성과를 바탕으로 재판 업무의 원활한 지원 등 사법부 당면 과제를 수행하고 선진사법의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행정처 근무 법관을 증원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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