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억 불법대출에 해외도피·위조여권 사기까지…前 경인방송 회장 징역형
1심 징역 2년 6월…수억대 분양 사기, 조선족 신분 기업 회장 행세
법원 "진술 번복하는 등 진지한 반성 의구심"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위조 여권으로 신분을 속여 수억 원을 편취하고 본인 신분으로 사업가 행세를 해 재판에 넘겨진 권영만 전 경인방송 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1일 사기 혐의를 받는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 전 회장은) 해외 도피 생활 중 입국해 편취하고 도박자금 등으로 소비했다가 아무런 피해 회복 없이 다시 출국해 소재 불명 상태로 있었다"며 "검찰 조사 당시 혐의를 부인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조선족인 이성수의 행세를 한 것이 아니고, 이성수를 비롯한 제3자의 이름을 특정하며 범행에 관련된 건 그들이며 자신에게 죄를 덮어씌운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날 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한 반성에 의구심이 든다"며 "현재까지도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는 공탁과 상관없이 피의자의 엄벌을 탄원한 점, 동종범죄로 집행유예 전력이 있는 점 등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재판에 넘겨진 이후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점 △구속 직후 피해자들을 위해 각 피해액 상당의 금액을 공탁한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수의를 입은 채 재판에 출석한 권 전 회장은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며 짤막한 입장만 밝혔다.
권 전 회장은 2011년 12월 26일 조선족 중국인 B 씨의 위조여권으로 신분을 가장해 피해자에게 위조된 경기도 용인시 신갈지역 분양 대행 계약서를 제시해 3억 5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사기)를 받는다. 또 B 씨 행세를 하며 또 다른 피해자를 속여 5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앞서 그는 2000년 허위로 분양받은 아파트를 담보로 48억 원의 불법 대출을 받아 특정경제범죄 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2001년 2월 호주로 도피했다.
도피 생활 중 중국으로 건너가 위조여권 브로커를 통해 구입한 B 씨의 여권으로 2010년 8월 국내에 입국한 뒤, 300만 원에 인수한 소규모 법인을 통해 대기업 관련 회사처럼 법인 명의를 변경해 기업 회장 행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편취금 대부분을 카지노에서 도박 자금으로 탕진한 권 전 회장은 B 씨 신분으로 2012년 재차 중국으로 도피했다. 그러다가 2014년 9월 본인 신분으로 귀국해 아파트 불법 대출 사건으로 처벌받고 건설 브로커로 활동하던 중 지난해 12월 경인방송 회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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