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호중 정점 조직적 사법 방해" 구속 기소…음주운전은 빠져(종합)

"김 씨 사고 당시 몸 가누지 못할 정도, 정상 보행 불가능"
"조직적 사법 방해로 입법 공백 확인…처벌 규정 도입 필요"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검찰이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와 소속사 대표 등 3명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김 씨가 운전자 바꿔 치기 등 사법 방해를 했다는 이유로 음주 운전 혐의는 제외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태헌)는 18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구속된 김 씨와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전 모 본부장 등 3명을 구속 기소를, 김 씨의 매니저 장 모 씨는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9일 오후 11시44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택시 기사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사고 직전 김 씨가 방문한 유흥업소 종업원과 동석자의 경찰 진술, 폐쇄회로(CC)TV 등에 따르면 김 씨는 당시 소주 3병 이상을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 위드마크 공식으로 역산하면 사고 당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정지 수준인 0.03%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의 휴대전화 포렌식, 통화 내역 등을 재분석한 결과 김 씨가 음주의 영향으로 정상 운전이 곤란했다고 판단했다.

또 이 대표가 도피 승용차 블랙박스 저장장치 제거를 지시하고 매니저 장 씨가 실제로 저장 장치를 인멸한 범행을 추가로 밝혔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CCTV 영상에 따르면 음주 후 김 씨 얼굴과 목에 홍조가 보이고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틀거리는 등 정상적인 보행조차 불가능했다"며 "사고 직전 이유 없이 제동을 반복하거나 중앙선을 침범하는 등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도주 후 김 씨는 소속사 직원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범인도피교사)하고 자신의 휴대전화(아이폰) 3대를 압수한 경찰에게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는 등 여러 차례 범행을 숨기려 했다.

이 대표와 전 본부장은 사고 은폐를 위해 김 씨의 매니저 장 씨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받는다.

이 대표는 장 씨에게 김 씨가 사용한 도피 승용차의 블랙박스 저장장치 제거를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를, 전 본부장은 김 씨 사고차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와 함께 술에 취한 장 씨에게 사고차 키를 건네고 장 씨가 운전하는 차에 동승한 혐의(음주 운전)를 받는다.

장 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허위 자수를 하기 위해 운전한 사실이 밝혀졌고 도피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해 증거인멸, 범인도피 및 음주 운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다만 검찰은 당시 김 씨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역추산 계산만으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은 "김 씨를 정점으로 한 이들의 조직적인 사법 방해로 인해 음주 운전에 대한 처벌과 입법 공백이 확인된 대표적 사례"라며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의 허위 진술,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인 추가 음주 등 사법 방해에 대한 처벌 규정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