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흉기난동' 부실대응 논란 경찰, 해임취소 소송 2심도 패소
원고 "순간적 잘못…여론 치우쳐 과중한 징계" 항소
법원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해 발생…중과실 직무태만" 기각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지난 2021년 발생한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당시 부실 대응으로 해임된 전직 경찰관이 해임 처분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기각되며 2심에서도 패소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지난달 30일 인천논현경찰서 모 지구대에서 경위로 일한 A 씨가 인천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며 최근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 씨는 함께 출동한 지구대 소속 순경 B 씨와 2021년 11월 15일 인천시 남동구 빌라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당시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은 출동한 빌라 4층에 살던 50대 남성이 아래층 거주자인 4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위중한 상황임에도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
결국 피해자는 흉기에 목을 찔려 의식을 잃고 뇌수술을 받는 등 중상을 입었고, 관련 보도가 이어지며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A 씨는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피해자들을 방치한 것이 아니고 가해자의 흉기 난동 이후 순간적으로 대처를 잘못한 것으로, 여론에 치우쳐 경찰관 징계양정 기준에 반하는 과중한 징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1심은 "A 씨는 경찰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직무인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는 중과실에 해당하는 직무태만으로 해임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A 씨는 후배 경찰관 B 씨로부터 가해자가 칼로 피해자의 목을 찔렀다는 사실을 전달받고도 피해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현장에 가지 않고 외려 빌라 밖 주차장으로 나갔다"며 "피해자를 구하지 못한 사이 피해자의 가족도 상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2심도 "다른 피해자가 같이 올라 가자라는 말을 하며 위층으로 뛰어 올라가고, 피해자의 비명이 들리고 있었음에도 빌라 밖 주차장으로 나갔다"며 "A 씨와 B 씨는 권총과 테이저건 등을 소지하고 있었고 수적으로도 우세해 가해자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A씨와 함께 현장에 투입됐다가 해임된 B 씨도 별도로 해임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3월 대법원에서 패소하면서 해임이 확정됐다.
아울러 A 씨와 B 씨는 모두 직무 유기 혐의로도 불구속기소 돼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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