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 '주식 저가 매각' 2심 재판 오늘 시작…1심 검찰 '완패'

밀다원 주식, 삼립에 헐값 매각한 혐의로 기소
1심 "주식평가방법 문제 없다" 무죄 선고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3.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증여세 회피 목적으로 계열사 주식을 저가 매도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2심 재판이 24일 시작된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한창훈 김우진 마용주)는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허 회장과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SPC 대표는 2012년 12월 그룹 내 밀가루 생산업체인 밀다원 주식을 계열사 삼립에 헐값에 매각한 혐의로 2022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거래는 '일감 몰아주기'에 증여세 부과가 시행되는 2013년 1월 직전 이뤄졌다. 검찰은 이 거래로 삼립이 179억7000만원 상당 이익을 확보한 반면 밀다원 주식을 보유하던 샤니와 파리크라상은 각각 58억1000만원, 121억6000만원 손해를 입었다고 봤다.

그러나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허 회장과 조 전 사장, 황 대표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구조에 따라 부과되는 것이지 거래 자체에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그 지배구조를 해소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 주식 양도에서 양도가액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매매 당시 허 회장의 주식 보유 상황을 보면, 역설적이게도 검사가 제시한 적정 가격으로 양도가액을 정했다면 허 회장 입장에서는 이득이었을 것"이라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주식을 저가 양도한 것이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