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후보자 '稅테크·父찬스' 논란 "국민 눈높이 안 맞아 송구"
現 공수처 문제점 '수사력 부족'…인력 확대 등 입법·제도적 개선 필요
"정치적 간섭·외부 압력 막는 방파제 역할 할 것"…17일 청문회 예정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가 스무 살 난 장녀가 재개발이 예정된 배우자의 토지와 주택을 매매한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후보자는 전날 국회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 답변서에서 "결과적으로 '세(稅)테크·아빠 찬스'로 비치게 된 점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우자가 딸에게 경기 성남 소재 부동산 매도한 경위에 대해 "매매하지 못하면 2020년 9월 초순으로 예정된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조합원 지위 양도 불가능) 상황이었다"며 "부득이하게 장녀에게 증여를 통한 매매를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저가 매도 의혹 관련해선 "당시 매매가격은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 시가를 6억 원으로 평가했다"며 "특수 관계인 간 거래는 70%까지 거래가 가능하다는 세무사 자문을 거쳐 매매했다"고 설명했다.
후보자와 친분 있는 법무법인(로펌)에서 대학생 딸이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고 본인 근무하는 로펌에 배우자를 채용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우자 로펌 근무 관련해 "외근과 운전 업무를 담당할 직원이 필요해 배우자가 그 업무를 맡을 수 있다고 강한 의지를 보여 취업하게 됐다"며 "외근 특성상 출퇴근 시간이 일률적이지 않아 정확한 근무 일수는 모르지만 나름대로 성실하게 근무했다"고 해명했다.
딸의 로펌 아르바이트에 대해선 "자녀에게 사회 경험을 쌓게 하고 성년으로서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소득원을 마련하는 경험을 해주고 싶은 부모 마음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 후보자는 공수처가 수사 중인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정치권의 특검 논의에 대해선 "특검은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돼야 하고 국회 결정이 존중돼야 한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공수처 수사 범위를 고위공직자 범죄 관련 사건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적정하게 수사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특검 수요를 대신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수사기관으로 우뚝 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현 공수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오 후보자는 '수사력 부족'을 꼽았다.
행정직원 등 공수처 인력 증원, 검사와 수사관 임기 확대 등 입법적 보완과 인적 수사 대상, 수사 대상 범죄(죄명), 수사권과 기소권 불일치, 검사·수사관 신분 불안(임기제)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 범죄가 제한돼 있어 범죄 혐의를 발견하더라도 수사 개시가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며 "공직자 부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청탁금지법 위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을 수사 대상으로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공수처법상 '관련 범죄'를 개별 특검법과 같이 개정해 처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소 범위에 대해서도 "공수처 고위공직자 범죄 전체에 대해 기소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판 개시 전 검찰의 공소장 공개에 대해 "현재 규정상 검찰과 공수처 모두 공소제기 사건에 관해 공소사실 요지 등에 관한 공보를 시행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제가 처장이 된다면 공판 개시 전 공소사실 공보의 적절성에 관해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변호사 시절 미성년자 상습 성폭행범 상고심까지 변호한 이력에 대해 "적법 절차 위반, 특히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위배에 관한 주장의 필요성 등이 있어 변론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자는 "제가 처장으로 임명된다면 정치적 간섭이나 외부 압력을 막는 방파제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오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17일로 예정돼 있다.
younm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