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 구역 오피스텔 분양계약 맺고 총회서 번복했다면…法 "재산권 침해"

권리가액 증가에 추가 분양계약…"산출 잘못됐다"며 취소
법원 "2년 지나 합리적 이유 없이 분양대상자 제외는 재산권 침해"

서울행정법원 전경.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권리가액이 늘어난 데 따라 재정비 구역의 오피스텔을 추가로 분양한다는 계약을 맺은 뒤 돌연 계약을 취소하기로 한 총회 결의는 무효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청량리 재정비 촉진 지구 분양신청자 A·B 씨가 청량리 제4구역 도시환경 정비사업 추진위원회(추진위) 상대로 낸 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정비 사업 구역 내 지분을 갖고 있는 A·B 씨는 2015년 상가 공동 분양 신청과 추진위의 총회 결의를 거쳐 상가 1채를 분양받기로 했다.

이후 2017년 분양 면적당 단가가 상승하면서 사업성이 향상되자 추진위는 비례율을 종전보다 올린 내용으로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을 의결했다. 비례율은 재개발·재건축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윤과 종전자산들의 가치에 대한 비율을 말한다.

비례율 증가에 따라 종전자산 평가액과 비례율을 곱한 A·B 씨의 권리가액은 9억 7293만 원으로 산정됐다.

이에 A·B 씨가 오피스텔을 추가로 분양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자 추진위는 "보류지로 추가 오피스텔을 계약하고자 한다"는 총회 결의를 하고, 2018년 1채씩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20년 추진위는 돌연 "부동산 평가액에 비례율을 곱해 산정할 것이 아니라 부동산 평가액 자체를 A·B 씨의 권리가액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임시총회에서 오피스텔 공급계약을 취소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B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2년여가 지나서야 합리적 이유 없이 오피스텔 분양대상자에서 원고들을 제외하는 내용으로 관리처분계획 변경 결의를 하는 것은 재산권과 신뢰 이익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추진위는 원고들에게 적용된 권리가액 산출 방법이 서울시 조례와 달라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권리가액은 분양 예정인 대지·건축물을 분양대상자에게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산정 방법이 공평하고 합리적인 이상 규정과 다르게 정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추진위는 이같은 법원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