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코로나 대응위해 위치 정보 수집, 기본권 침해 아냐"

"예측 어려운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적합한 방역조치로 인정"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2023.7.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가 개인의 휴대전화 기지국 접속 정보를 수집한 것은 기본권 침해가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5일 구(舊) 감염병예방및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제76조 2 제1항 등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선고했다.

서울시는 2020년 5월12일 집단감염 방역 조치 하나로 감염병예방법 제76조 2 제1항 등에 따라 같은 해 4월 29일 오후 8시부터 5월 5일 오전 8시 사이 이태원 클럽 주변 기지국에 접속한 사람들 가운데 30분 이상 체류한 자의 통신정보를 질병관리본부에 요청했다.

서울시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통신정보를 토대로 '코로나19 진단검사 독려 통지'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문자를 받은 청구인은 해당 기간 식당과 주점에서 식사하고 귀가했을 뿐이지 코로나19 감염병 환자가 방문했던 클럽이나 인근 클럽을 방문하지 않았다면서 '감염병 의심자'로 분류돼 개인정보가 수집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보건당국 등이 기지국 관련 정보를 요청해 처리한 행위와 그 근거 조항인 감염병예방법 제76조 2 제1항 등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같은 해 7월 29일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보건당국 등 정보수집 행위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 "법률 해석과 적용의 문제지 헌법적 해명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판단을 각하했다. 각하란 청구 요건에 흠결이 있거나 부적합할 경우 본안 판단을 하지 않고 재판을 마무리하는 절차다.

감염병예방법 제76조 2 제1항 등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예측하기 어려운 다양한 감염병 유행 상황에 적합한 방역 조치를 보건당국이 전문적 판단 재량을 가지고 신속하고 적절하게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적 사항에 관한 정보를 이용한 적시적이고 효과적인 방역 대책은 국민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 방지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인 점에서 그 공익의 혜택 범위와 효과가 광범위하고 중대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따른 개별 정보수집 처분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필요한 최소 범위에서만 허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