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지인 계좌로 7억 뇌물"…공수처, 현직 경무관 등 4명 기소

불법 장례사업 및 형사사건 알선 청탁 대가 수수…카드 1억 사용

수사 무마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모 경무관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김 경무관은 기업 관계자 A씨에게서 수사와 관련된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2023.12.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김기성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억 원대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경찰 간부 등 4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수사를 개시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공수처 수사1부(부장검사 김선규)는 16일 경찰 수사와 사업상 편의 제공을 해주는 대가로 7억원 상당의 금품 등을 수수한 김모 경무관과 의류업체 대표 A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공수처는 김 경무관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된 바 있다. 김 경무관의 오빠와 지인도 범죄수익은닉의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가법상 뇌물 방조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김 경무관은 지인 소개로 알게 된 A 씨의 불법적 장례 사업 및 형사사건과 관련해 담당 경찰에게 알선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이후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A 씨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오빠와 지인 명의 금융계좌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7억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경무관은 오빠 명의 계좌가 자신의 차명계좌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공수처는 9회에 걸친 계좌추적을 통해 김 경무관의 차명 계좌임을 확인했다.

공수처는 김 경무관이 A 씨 명의의 신용카드를 1억원 넘게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 경무관은 수사 과정에서 A 씨 명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난 9일 법원으로부터 7억원 상당의 김 경무관 재산에 대해 추징 보전 청구 인용 결정을 받았다.

한편 이상영 대우산업개발 회장 측으로부터 경찰 수사 무마를 대가로 3억원을 약속받고 그중 1억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는 이번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2017~2021년 공사대금 미수채권을 회계장부에 적게 기록하는 방법(과소계상)으로 재무제표를 허위 작성·공시해 1438억 원을 분식회계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공수처는 최근 이 회장을 불러 소환조사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엄정하게 계속 수사해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o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