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필 대법관 후보자 오늘 청문회…영장 사전심문제 등 정책 검증 예상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55·사법연수원 23기)의 적격성을 심사하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28일 열린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2일 엄 후보자를 지명한지 약 4주 만이다.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 등 정책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엄 후보자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진주동명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서울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서울가정법원을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판결 성향은 중도로 분류된다.

청문회를 앞두고 엄 후보자의 신상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만큼 인사청문회에서 형사사법 정책 관련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압수수색영장 대면 심문제와 관련, 엄 후보자는 2013년부터 2년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 법관으로 근무한 사실을 언급하며 "법관에게 충분한 심리수단을 부여하고자 하는 개선 취지에 충분히 공감할 부분이 있다"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밝혔다.

수사 지연과 밀행성 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심문대상을 수사기관과 관련 참고인으로 제한하고 '심문'이라는 용어 대신 의견청취, 설명요구 등 다른 표현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 조건부 구속영장 제도에 대해서는 "일정한 조건으로 구속을 대체할 수 있다면 무죄추정과 불구속수사 원칙을 존중하고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실체 진실 발견과 피해자 보호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조건으로는 전자장치 부착, 피해자 접근금지, 차량 운행 금지, 마약 등의 사용금지 등을 꼽았다.

사형제 존폐와 관련해서는 "폐지를 고려할 만하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내면서도 합헌으로 선언된 상황에서 선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단서도 달았다.

청문회에서는 재판 지연과 판사의 정치적 의견 표명 문제 등에 따른 사법부 불신 해소 방안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갈 수 있다.

엄 후보자는 사법부 신뢰 회복 방안으로 국민참여재판을 꼽으면서 지방법원 뿐 아니라 일정 규모 이상의 지원에서도 국민참여재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사법부 최대 난제로 꼽히는 재판 지연 문제에 대해서는 "법관 증원이 필수적"이라면서 기존 소송법을 활용한 집중심리, 법원장의 사건 담당, 전문법원 신설, 영상재판 활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법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을 두고는 "법관 역시 표현의 자유 주체로서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전적으로 금지된다고 보기 어려우나 공정한 재판의 외관을 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신의 언행을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청문회를 마치고 신숙희 후보자(54·25기)와 함께 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계획이다. 임명 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 및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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