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하나은행에 어떻게 영향력 행사?"…법원, 검찰에 보완 요구
법원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누락…보완하면 더 설득력"
검찰 "영향력 행사 확인 안돼도 청탁·알선 대가 사실 입증 가능"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부자 사건을 맡고 있는 1심 재판부가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에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인지 입증하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곽 전 의원 부자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김만배 씨로부터 하나은행의 컨소시엄 이탈을 막아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이를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27일 오전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 부자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검찰 공소사실 중간에 보면 곽상도가 부정한 청탁을 받고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뭘 했는지가 없다"며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 같은데 (누락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청탁·알선 대가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내용으로 청탁 행위가 있다면 금품 성격이 청탁 대가라는 것이 핵심적인 사실"이라며 "(영향력을 어떻게 행사했는지) 확인되지 않더라도 그 금원이 청탁·알선 대가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입증할 때 이 부분을 보완하면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2015년 대장동 사업 준비 당시 호반건설이 하나은행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주축인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이탈해 산업은행 컨소시엄으로 넘어올 것을 요구했는데, 곽 전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해 하나은행 이탈을 막아주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아들 곽병채 씨를 통해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세후 25억원) 뇌물을 건넨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병채 씨가 2021년 3월 퇴사하면서 김 씨로부터 퇴직금 명목 25억 원을 받은 데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또 이들 세 명은 불법자금 25억 원을 퇴직금 등으로 은닉·가장한 혐의(범죄수익은닉법 위반)도 받는다.
앞서 검찰은 병채 씨가 김 씨로부터 받은 25억 원을 곽 전 의원에 대한 뇌물로 보고 곽 전 의원과 김 씨를 뇌물·알선 수재 혐의로 2022년 2월 기소했다. 당시 병채 씨는 기소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재수사에 착수했고 병채 씨를 '뇌물 공범' 혐의로 지난해 10월 새로 기소했다.
곽 전 의원과 김 씨는 동일 사건으로 기존 뇌물·알선수재 혐의 2심과 새로 기소된 병채 씨와 범쥐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 1심을 동시에 받게 됐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이날도 "검찰의 이중 기소"라고 반발하며 "선행 사건(뇌물·알선수재 혐의) 결과가 이 사건에 영향을 줄 것이므로 선행 사건 판단 후에 진행해 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 역시 이날 재판에 출석해 "(뇌물·알선수재 혐의) 1심 공소장과 지금 공소장 내용이 거의 같다. 증거도 똑같다. 검사도 똑같다"며 "왜 1심 재판을 두 번 받아야 하느냐. 언제부터 우리나라 형사소송이 1심 판결 불복이 다른 1심 재판부에서 하는 걸로 바뀌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똑같은 내용에서 몇 개 다르다는 걸로 사람을 이렇게 괴롭힌다. 이 사건으로 재판만 3년째 받고 있는데 항소심은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피해 보는 국민 없도록 만들겠다고 대선 공약도 했는데 왜 이러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며 하소연했다.
재판부는 오는 4월30일 오후 2시 한차례 공판준비기일을 더 갖고 향후 재판 일정을 최종 논의하기로 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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