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이원석 총장 특활비 수천만원 남용"…검찰 "정상 집행"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활동에만 써야 하는 특수활동비를 민원실 직원 격려금으로 남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검찰은 민원실 또한 수사 활동에 관여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뉴스타파와 세금도둑잡아라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검찰예산검증공동취재단은 22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함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원석 총장이 뚜렷한 명목 없이 검찰청 민원실에 특활비를 지급한 사실이 검찰 내부 제보로 드러났다"며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가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르면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외교·안보, 경호 등 국정 수행을 위해서만 사용해야 한다.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이 총장은 지난해 6월 20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을 비롯해 전국 67개 검찰청에 특활비를 지급했다.

의혹을 제보한 최영주 전 대전지검 천안지청 민원실장이 특활비를 받으며 서명한 영수증 및 집행 내용 확인서에는 "특활비를 다음과 같이 현금으로 수령해 집행했음을 확인했다"는 문구와 함께 집행 내용으로 '국정수행지원(대국민 민원 서비스 향상을 위한 국정수행활동 지원)'이라고 적시돼 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대표는 "민원실은 고소·고발을 접수하는 곳으로 수사 정보 수집이나 압수수색 지원 등 기밀 유지와 관련 없다"며 "특활비를 용도에 맞지 않게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활비를 업무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하면 횡령·배임이고 금액이 1억 원을 넘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죄"라며 "이 총장이 전국 검찰청에 모두 지원금을 보냈다면 최소 수천만 원에서 최대 1억 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취재단은 "검찰 특활비 지출 내역 분석에서 공기청정기 대여, 기념사진 촬영, 유흥비 지출 등을 파악하고 자료 불법 폐기 정황도 확인했지만 총장의 직접적 오남용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라며 "특별검사가 수사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악의적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집행된 특활비는 개인에게 주는 격려금이 아니라 부서 업무지원을 위한 것이었으며 민원실 업무 또한 수사 기밀과 직접 연관돼 특활비 집행 영역이라는 것이다.

대검은 "수사 활동은 범죄 관련 정보 수집이나 고소·고발 등으로 단서를 포착하는 데서 시작한다"며 "민원실 업무는 검찰 수사 활동 착수 단계 업무이며 검찰의 수사·정보활동은 수사·비수사 부서로 일률 구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원 부서는 검찰수사관이 근무하면서 수사·정보수집 활동과 직접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므로 필요에 따라 특수활동비를 집행할 수 있다"면서 "목적에 맞게 집행했고 증빙자료도 모두 구비했다"고 해명했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