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코인 먹튀' 하루인베스트 경영진 4명 재판행

'무위험 차익거래' 홍보…실제로는 '몰빵 투자'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 출범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현판을 제막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7.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고객 입출금을 갑자기 중단한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하루인베스트의 대표 등 관계자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은 하루인베스트 운영업체 공동대표 A 씨(44), B 씨(40)와 사업대표 C 씨(40)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사기)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최고운영책임자 D 씨(38)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재무회계를 담당하던 D 씨는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회사 자금 3억 6843억 원을 임의로 사용해 업무상 횡령 혐의도 받는다.

하루인베스트가 코인 운용을 맡긴 트레이더 E 씨(29)는 600억원 상당 코인을 편취한 혐의(특경법위반 사기)로 앞서 15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원금을 보장하고 최대 연 16% 수익을 지급할 것처럼 속여 피해자 1만 6347명으로부터 1조 4000억 원 상당 코인을 예치 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중 한국인은 5034명, 외국인은 1만 1313명이다.

하루인베스트는 코인 시장의 등락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그들만의 '무위험 차익거래' 운용 전략이 있다고 거짓 홍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인베스트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능력을 갖춘 4명 이상 전문인력 △12개월 누적 거래량 1억 달러 이상 △자산운용 경력 18개월 이상 등 엄격한 조건을 갖춘 10개 이상 업체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특정 개인에게 자산의 70~90%를 위탁해 '몰빵 투자'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도 대부분 웹디자인, 홍보, 사무실 장식 등 고객 유인 업무에 투입됐으며 핵심 업무인 코인 운용 담당 인력은 1~2명에 불과했다.

검찰은 이들이 예치 받은 코인을 관리할 기본 회계 시스템조차 갖추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고객 자산 별동 보관' '수익률별 예치 상품' 등을 내세워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고객들의 코인과 회사 코인을 구분 없이 1개 콜드월렛(전자지갑)에 보관하고 위험성이 다른 예치 상품별로 코인을 구분해 운용하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수사에서 확보한 자료가 회생 등 피해 회복 절차에 사용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