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공작' 김관진·'블랙리스트' 김기춘 등 980명 설 특별사면(종합)
SK 최재원·LIG 구본상도 복권…'세월호 사찰' 기무사 전 간부들도
법무부, '약속 사면' 논란 선 그어…"국민 통합 계기 마련"
- 황두현 기자, 박승주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박승주 김기성 기자 = 이명박 정부 '댓글 공작' 사건과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지시 혐의로 각각 실형을 선고받았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설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세월호 참사 유족을 불법사찰 해 실형을 선고받은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현 국군방첩사령부) 전 간부들도 사면됐다. 이들은 대법원 상고심에 계류돼 있었으나 설 특사 결정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상고를 취하하면서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법무부는 설을 맞아 7일자로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청년, 운전업 종사자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경제인, 전직 주요공직자, 정치인 등 980명을 특별사면한다고 6일 밝혔다.
여객·화물 운송업, 식품접객업, 생계형 어업,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 특별감면 조치와 공무원 징계사면 등은 총 45만5398명이다. 모범수 942명도 가석방한다.
우선 정부는 기업 운영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실형 복역을 마쳤거나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경제인 5명을 복권하기로 했다. 복권 대상에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구본상 LIG 회장이 포함됐다. 나머지 3명의 신상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최태원 SK 회장과 공모해 SK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465억원을 돌려 옵션투자금 등으로 유용한 혐의로 기소돼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형을 확정받았다.
구 회장은 LIG그룹의 어려운 재정상태를 알면서도 2200억원 상당의 기업어음(CP)을 사기 발행해 부도처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4년 7월 징역 5년형을 확정받았다.
심우정 법무부 차관은 "국가전략 분야 첨단 기술개발과 수출 증진 등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점 등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직 주요공직자 8명에 대한 특별사면도 이뤄진다. 김기춘 전 실장과 김관진 전 장관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사찰하고 정치에 불법 관여한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김대열·지영관 전 기무사 참모장도 남은 형을 면제받고 복권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김기준 전 실장은 최근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사면 대상이 됐다.
법무부는 이른바 '약속 사면' 논란에 대해 "사면 약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순정 법무부 검찰국장은 질의응답에서 "사면대상이 된 사람들은 사면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하고 이후 법무부 장관이 사면 상신해서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김대열·지영관 전 참모장은 지난해 12월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다가 설 특사 일주일 전인 지난달 31일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다.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지 않은 피고인이 상고 후 갑작스럽게 상고를 취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권 국장은 "범행 경위와 장기간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 점, 수사와 재판에 5년 정도 걸린 점을 고려했다"며 "두 사람과 같은 범죄 공범에 대해서는 이미 2023년 신년 사면했다"고 말했다.
당초 거론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은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법무부 측은 조 전 장관이 사면검토 대상이었는지 등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장겸·안광한 전 MBC 사장 등 언론인 4명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공동 사범에 대한 사면 전례와 범행 경위, 이후 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법무의 설명이다.
법무부는 "전직 주요 공직자를 비롯해 여야 정치인, 언론인 등을 사면해 정치·이념 갈등을 일단락하고 국민통합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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