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후보자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 긍정 검토"(종합)

"대법원장 등 검증, 법무부 아닌 다른 기관서"
"사법부 독립 최우선…사법농단 사태 죄송해"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3.1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이장호 김근욱 임세원 신윤하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대법관 구성에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인재를 두루두루 구하겠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대법원장이 된다면 사법부 독립 수호와 재판 지연 해결에 진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명수 코트에서는 특정 연구회 소속 대법관이 많았다"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두루두루 인재를 구하고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법관을 잘 살펴내겠다"고 대답했다.

전 의원이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려면 대법관 구성이 중요하다"고 재차 지적하자 조 후보자는 "잘 알겠다"고 답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사법부 신뢰를 추락시켰다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에는 "전임 대법원장에 대한 평가는 어렵다"면서도 "전임 대법원장의 실패는 반면교사로 삼되 잘한 점은 계승해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되는 길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법부 독립 의지를 묻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단 하루를 하더라도 결코 사법부 독립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치 외풍을 우려하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도 "평생을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판해 왔다"며 "사법부 독립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기 전 사건 관계자를 심문하는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최근 압수수색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외국에서도 이미 시행하는 제도"라며 "다만 아무나 부르면 수사 밀행성이 떨어질 수 있어 검사가 신청하는 참고인만 부르는 방안으로 바꾸는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장 인사검증과 관련해서는 "다른 기관은 모르겠지만 대법관과 대법원장 검증은 법무부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대답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박근혜정부 시절 발생한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서는 "국민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조 후보자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3년6개월간 함께 일한 만큼 사법농단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자 조 후보자는 "사법농단 사건이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국민께 걱정을 끼쳤던 것은 사실이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재판 지연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에는 "국민이 재판 지연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사법부가 존재하는 이유가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정치권이 특정 판결을 놓고 대법원을 공격하는 것에 "확정 판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건전한 비평은 얼마든 받아들이지만 도를 넘는 비난은 삼가달라"고 요청했다.

자신이 보수적 판결을 주로 해왔다는 지적에는 "저보다 진보적인 판결을 많이 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잦다는 서영교 의원의 지적에는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조서의 증거능력이 제약돼 압수수색 필요성이 증대됐지만 압수수색이 늘어나다 보니 문제점도 드러났다"며 "대법관 회의에서 공론화해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판결을 내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08년 여성 경찰관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주한미군을 감형한 사실을 지적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2심에서 형을 새로 정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대법원장 자리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 후임으로 지명된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두 달 넘게 공백으로 남아있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