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치는 고스톱" 해커와 손잡고 26억원 갈취한 데이터복구업체 대표

730명 피해…해커 컴퓨터 파일 암호화, 업체 복구 비용 요구
가상화폐로 수익 배분…일부 북한 해커 조직으로 흘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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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해커 조직과 결탁해 피해자 730명에게 26억여원을 뜯은 데이터복구업체 대표와 직원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춘)은 지난 14일 데이터복구업체 대표 박모씨와 직원 이모씨를 공갈죄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해커조직과 공모해 총 730명의 피해자 컴퓨터에 '매그니베르'를 감염시킨 후 복구 비용으로 26억6489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는다.

컴퓨터 악성프로그램의 일종인 매그니베르는 컴퓨터 내 모든 파일을 암호화 시킨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 것이다.

검찰은 이들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복구대행 업무에서 나아가 해커 조직과 결탁했다고 지적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해커조직은 이 업체가 복구 대행을 독점할 수 도와주고, 복구업체는 인터넷 광고글을 올려 피해자를 유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해커조직에게 영업상황을 수시로 보고하고 실적에 따라 해커보다도 많은 수익을 배분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이들이 해커조직에 이체한 가상화폐를 추적한 결과 일부가 북한해킹 조직의 전자지갑으로 이체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매그니베르 유포조직이 북한 해커조직인 '라자루스'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라자루스 그룹(Lazarus Group)은 북한 정찰총국의 해커 부대로, 우리 정부는 올해 2월 사이버 분야 대북 독자제재 대상에도 지정한 바 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