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억울해" 격분해 자택 가스 호스 자르고 라이터불 켠 30대

법원 "다가구 주택 거주자 생명 위협"…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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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근무지에서 돈을 빼돌렸다고 오해를 받은 것에 격분해 자신이 거주 중인 집의 '가스 호스'를 자르고 건물을 불태우려 한 3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11형사부 김병철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가스방출,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를 받는 30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거주 중인 서울 강동구 소재 다가구주택 102호에서 가스레인지에 연결된 도시가스 고무호스를 부엌칼로 잘라, 같은 건물에 거주 중인 이들에게 방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고무호스의 절단 부위에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여 주택에 불을 지르려다, 불이 붙지 않아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모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 중인 A씨는 아파트 입주민들로부터 현금을 절취하려 했다는 오해를 받고 경찰에까지 소환되자, 이에 격분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다가구 주택 내 자신의 주거지에서 가스 배관을 자른 후 라이터를 켜 폭발을 일으키려 한 범행은 다른 거주자들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살을 기도하려다가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을 뿐 다른 사람에게 해를 가할 목적의 계획적 범행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방화는 미수에 그쳐 다른 거주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