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공수처, 킥스 정보 연계 큰 틀 합의…'수기 작업' 벗어날까
공소제기 결과, 사건이첩 등 정보 연계하기로
세부 협의 진행 중…최소 4~6개월 소요될 듯
- 최현만 기자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을 통해 검찰로부터 공소제기 결과, 사건이첩 등 주요 정보를 받기로 대검찰청과 큰 틀에서 합의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킥스를 통해 검찰의 사건이첩서 등 서식 11종 정보를 연계받기로 대검과 합의했다. 기소 여부 등 공소제기 결과는 수사처송부사건결정결과 통보서로, 사건이첩 내용은 사건이첩서로 정보를 연계하기로 했다.
공수처는 공소제기 결과 등 주요 정보를 킥스를 통해 전달받지 못하고 '수기 작업'으로 전산 입력해왔지만 이번 합의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 세부적인 합의는 진행 중이고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어 실제 공수처가 검찰의 주요 정보를 킥스를 통해 공유받기까지는 최소 4~6개월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 100억 들인 킥스…사건 이첩·공소제기 결과 공유 안돼
킥스는 법원, 법무부, 검찰, 경찰 등 형사사법기관들이 수사·기소·재판·집행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와 문서를 연계해 공동 활용하는 전자업무관리체계다.
기관들은 정보와 문서 공유로 신속성과 정확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공수처 측 킥스를 구축하는데는 공수처 예산 약 100억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공수처는 검찰로부터 공소제기 결과, 사건 이첩 등 핵심 내용을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 8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과 연결이 안돼 100억 예산이 들었는데도 반쪽짜리"라고 토로했다.
◇ 공수처-검찰 큰 틀 합의…원활한 협조 가능
공수처는 이번 합의대로 시스템이 개발되면 신속성, 정확성 측면에서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며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관간 사건 이첩내용 등을 전달할 때 수기로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킥스를 이용하면 크게 줄어든다.
검찰이 경찰과 킥스로 공소제기 결과 등 정보를 연계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합의도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킥스를 통한 정보 연계는 검찰과 공수처간의 해묵은 논쟁거리였다. 두 기관은 정보 연계를 놓고 지속적으로 공문을 나눴으나 최근까지도 큰 틀에서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두 기관이 티격태격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지난 8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에서 "지난 4월에 (정보 연계) 요청을 했는데 (대검에서)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6월에 저희 쪽하고는 킥스로 정보를 교환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주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당시 대검이 '기관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연계 진행이 어려움을 알려 드린다'고 한 것이라며 "앞으로 안 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즉, 대검은 공수처 개발 일정에 맞추기 어렵다는 의미였을 뿐, 연계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공수처 측은 이를 고려하더라도 대검이 다른 기관에 비해 정보 연계 논의에 미온적이었다는 입장이다. 실제 공수처 측은 2021년 11월쯤 정보 공유 범위를 놓고 대검에 답변을 요청을 했으나, 유의미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검은 당시 내·외부연계 중 어떤 연계방식을 적용할지 등 시스템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연계 협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 세부 합의 남아…최소 4~6개월 걸릴듯
공수처와 검찰은 큰 틀에서는 합의를 했으나 아직 세부 협의는 완료하지 못했다. 전산상 주고받을 데이터 및 서식 항목 등에 대한 프로토콜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예산이나 개발 일정, 그리고 테스트를 통한 안정화 문제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개발이 완료돼 두 기관이 실제 주요 정보를 연계하기까지는 최소한 4~6개월 정도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또 공수처와 검찰 간에 킥스 정보연계 협의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기 위해 '공수처와 다른 형사사법기관들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 간 연계 추진 실태 감사요구안'을 가결한 상태다.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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