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전위 前총책 "'RO 폭동'은 돈키호테보다 더해"

남민전 '사형선고' 안재구 前교수, 이석기 '내란음모' 증인
"'체제전복', 민주화운동에 붙이는 말…비공개 운동 필요"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내란 음모’사건의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린 지난 4월 29일 이석기 의원과 피고인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법정에 착석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figure>과거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남민전)' 사건과 '구국전위' 사건으로 옥고를 겪었던 안재구(81) 전 경북대 수학과 교수가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내란음모'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그 조직으로 폭동을 하려 했다면 이석기(52) 통합진보당 의원은 완전히 정신나간 사람"이라며 RO의 '지하혁명조직성'을 전면으로 부정했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 심리로 16일 열린 이 의원 등에 대한 항소심 7회 공판에서 안 전교수는 소위 '지하혁명조직'의 성격 등을 증언하기 위한 이 의원 측 '전문가 증인'으로 나서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 선 안 전교수는 "(2013년에 민간인이 130여명을 데리고 준비없이 비공개 혁명조직을 준비한다고 하면) 정신이 돈 사람"이라며 "그 인원으로 어떻게 폭동을 하냐, 돈키호테보다 더하다,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북미간 긴장이 심해지자 북한의 남침에 대비해 '폭동'을 준비하려 했다"는 검찰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북미 간 긴장상태가 있었던 시기는 맞지만 남침은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고 북한도 망한다"며 "전쟁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는 폭동을 어떻게 하겠냐"고 전면 부인했다.

이어 "(RO가 무력에 의한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목표로 활동한다는 검찰의) 주장은 남민전 당시에도 구국전위에서도 한 주장이며 '민주화운동'을 하면 다 갖다 붙이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 전교수는 RO와 같은 '비공개 변혁운동'의 의의와 필요성에 대해서도 "(남민전 등 활동할 때와 지금은 세월이 많이 바뀌었지만) 통일운동을 하려면 북한도 알아야 하는데 여전히 모조리 들쑤셔서 죄를 만들어서 재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RO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은 바는 있느냐"는 얘기에 대해 "전혀 아니며 이 의원을 정식으로 보는 것도 오늘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안 전교수는 '주체사상을 한 정당의 강령으로 삼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도 "사상을 정책으로 받아들이려면 사회적인 실험이 필요하고 남한에서의 검증도 필요하다"며 "이런 과정을 겪어 당의 사상으로 해야 하는데 이 의원이 (그러지도 않은 채) 당의 사상으로 삼는다면 그런 어리석은 일이 어딨느냐"고 역설했다.

안 전교수는 북한의 지도를 받는 지하조직을 만들기 위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고 국내 운동권 관련동향을 보고한 혐의(국가보안법상 간첩 등)로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또 유신정권 시절 지하혁명조직 '남민전'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특별가석방된 바 있고 지난 1994년에는 북한 조선노동당 지하당 조직 '구국전위 사건'으로 한 차례 더 옥고를 겪었다.

abilityk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