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유령회사' 통해 매달 자문료 5600만원 챙겨

(인천=뉴스1) 진동영 기자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과거 경기 안산 금수원에서 열린 구원파 집회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YTN 캡쳐) 2014.5.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figure>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자신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붉은머리오목눈이'를 통해 계열사들로부터 매달 5000만원대 자문료를 챙겨온 사실이 확인됐다.

1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붉은머리오목눈이 회계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유 전회장이 자문용역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매달 5630만원씩을 받아간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유 전회장은 붉은머리오목눈이를 통해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아이원아이홀딩스로부터 '경영자문' 명목으로 매달 1000만원씩을 받았다.

이밖에 다판다·아해에서 1500만원, 문진미디어에서 1360만원, 농업회사법인 산농사로부터 300만원씩을 매달 같은 명목으로 받았다. 이렇게 유 전회장이 붉은머리오목눈이를 통해 매달 5630만원씩을 받아 챙긴 것이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대구 남구를 소재지로 등록됐지만 실제 운영되지 않는 유령회사다. 하지도 않은 경영자문 명목으로 매년 수억원씩을 받아간 셈이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2011년~2013년 21억7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의료기기 제조업체 내클리어에서 받은 특허료 1억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자문용역료다.

검찰은 붉은머리오목눈이 뿐 아니라 장남 대균(44)씨와 차남 혁기(42)씨 명의의 'SLPLUS', '키솔루션' 등 페이퍼컴퍼니도 비슷한 수법으로 계열사 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혐의 등으로 12일 대균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혁기씨는 미국에 체류하며 소환에 불응하고 있어 검찰이 체포영장 발부와 범죄인 인도절차 추진 등 강제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유 전회장 본인에 대해서도 직접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chind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