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구속여부 오늘 결정…쟁점 혐의는?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법원으로 들어서기 전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 News1 이동원 기자

</figure>내란음모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구속여부가 오늘 결정된다.

이 의원이 지난 5월12일 지하조직인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에서 말한 내용이 구체적인 내란음모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수원지법 오상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11시께부터 이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를 심리하고 있다.

이 의원 측에서는 변호인 자격으로 이정희 통진당 대표와 이 대표의 남편 심재환 변호사, 변호인단 단장 김칠준 변호사 등 변호인 6명이 출석했다. 검찰에서는 검사 3명이 나왔다.

이 의원은 지난 5월12일 지하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조직원과 비밀모임을 갖고 파출소, 무기저장고, 주요 통신시설 등 국가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한 혐의(내란음모·선동,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를 받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 의원이 회합자리에서 '빨치산 활동'과 같은 '작전'을 펼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한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확보했다.

이 의원 측은 이같은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할 방침이다. 이 의원은 영장실질심사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혐의를) 인정 안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 측은 국가정보원이 내란모의라고 보는 RO 모임에 대해 단순한 강연과 토의였을 뿐 내란음모 혐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란음모 사건 변호인단 단장인 김칠준 법무법인 다산 대표변호사(53)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RO 모임을) 엄청난 모의를 하고 있는 자리라고 하는 것은 다 소설"이라며 "열성당원들이 모여 이 의원으로부터 강연을 듣는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총기 제작, 국가시설물 탈취 등 발언에 대해서도 "뜬구름 잡는 얘기일 뿐"이라며 "녹취록이 객관적 사실을 반영하지 않고 있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발언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변호인단 측이 법적 검토 끝에 발언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전략을 수정한 셈이다.

이정희 통진당 대표가 4일 녹취록에 나오는 '총기탈취', '시설파괴' 등 발언에 대해 "농담처럼 말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공안당국은 녹취록에 담긴 내용만으로도 내란음모 혐의를 입증하는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강연 소집과정과 발언내용에 비춰보면 내란음모 '목적'이 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공안당국과 이 의원 측은 이 모임이 내란음모 목적으로 조직적 모임을 가진 것이었는지, 단순강연이었고 일부 참석자의 돌발발언이 나온 것인지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 측은 또 녹취록의 증거 효력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녹취록 내용에 대한 혐의 유무를 가리기 전 증거물 자체의 효력을 없애 공안당국의 공세를 무력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변호사는 녹취록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감청한 결과물 또는 내부제보자가 몰래 녹음하고 녹화한 걸 국정원이 증거로 제출한 것,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둘 다 불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적법한 영장을 발부받아 감청했더라도 공안당국이 3년간이나 사찰을 해왔다면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내부제보자를 통한 녹취록 확보의 경우도 '사람을 도구로 한 불법감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의원 측은 법정에 설 경우를 대비해 공안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RO 조직에 대해서도 실체를 부인하고 있다. 반국가단체 조직 혐의가 더해질 경우 개별행위에 대한 반론이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변호인단은 "공안당국이 작명을 하고 그런 이름으로 활동한 것처럼 선입견을 주고 있다"며 "성명불상조직이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chind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