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내란음모' 혐의 처벌 가능할까

계획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등 쟁점 될 듯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나와 오병윤 의원실로 이동하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figure>검찰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형법상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할수 있을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수원지방법원은 앞서 내란음모 혐의로 체포된 홍순석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등 3명에 대해 오후 2시부터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해 구속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의원은 현역의원이라는 점을 고려해 국회에 체포동의요구서를 발송할 방침이다.

이 의원 등은 지하혁명조직인 'RO' 등을 결성하고 북한이 남침할 경우 유류·통신 등 국가기반시설과 경찰서, 지구대, 무기저장고 등에 대한 습격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RO를 기반으로 통합진보당을 이용해 국회 진출을 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의원의 이같은 계획은 지난 5월 마포구 합정동의 한 종교시설에서 RO 조직원 130여명을 모아 놓고 발언한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형법 제87조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를 내란죄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법률에 따르면 내란은 한국 국토의 일부를 점령해 나뉘도록 하거나 헌법에 규정된 기존 질서를 파괴해 국가기능을 무력화시킬 목적으로 폭동 등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내란은 '목적 실현'을 위한 범죄행위가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라는 의미다.

음모는 이같은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2인 이상이 모여 범행을 결심하고 실행계획을 논의하는 것을 말한다.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는 이 의원 등 발언이 이같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이 수립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서도 홍 부위원장 등은 '국토 일부 점령'이나 '국가 기능 무력화'의 목적이 없었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측에서는 녹취록에 언급된 지난 5월 회합이 단순한 친목 모임일 뿐 국토를 점령하거나 국가 기능을 무력화시킬 목적·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시킬 전망이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이 의원 등이 '총기와 폭발물로 무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녹취록을 통해 입증된다면 혐의 적용에 무리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이날 회합 참석자들은 이 의원을 중심으로 북한의 남침에 대비해 물적·기술적 토대를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장난감 총을 개조할 수 있다"며 "인터넷에서 무기를 만드는 것들에 대한 기초는 나와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 무장에 대한 구체적인 '모의'를 한 것으로 보여지는 부분이다.

다른 참석자는 "저격용 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고 또다른 참석자는 "물리적 타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국가 기반시설에 근무하는 사람을 포섭하고 평택 유조창, 행정부 전산망, 지하철, 철도 등 타격과 해킹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3년의 내사기간 동안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고 앞으로 신병을 확보한 뒤 추가적인 진술을 받아낼 계획이기 때문에 내란음모 혐의를 입증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ys2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