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전쟁 준비하자…도발 맞서 승리 국면 만들자"

비밀 지하조직 RO 강연…폭탄제조 등 구체적 주장도

내란음모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국정원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뒤 의원실을 나오고 있다. 2013.8.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figure>국가 내란음모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자신이 조직한 지하조직 비밀회의에서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정치·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다수 언론이 공개한 비밀 지하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5월 12일 모임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우리 정부를 '적'이라고 지칭했으며 다른 참석자들은 전쟁 발발시 구체적인 활동 계획까지 구상했다.

이날 모임은 이 의원의 강연과 이에 대한 질의응답 후 자유토론과 권역별 토론이 이어지는 식으로 진행됐다. 권역별 토론 후에는 내용을 요약해 발표했고, 마지막으로 이 의원이 마무리 발언으로 끝을 맺었다.

이 의원은 강연에서 "지배세력에 60여년동안 형성했던 현 정세를 무너뜨려야 된다. 재들(한국 정부)은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온갖 방해 책동 물리적 탄압 공작이 들어올 거다. 오는 전쟁을 맞받아 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견된 싸움이라면, 그리고 우리가 예상하던 예상치 않던 북에 대한 도발이 분명하다면 우리의 힘과 의지를 단단히 준비하자"며 "적의 도발을 선두에 서서 승리의 국면을 만들어 가면서 준비하는 것이 훨씬 지혜롭지 않겠는가"라고도 했다.

이 의원은 남북간 무력충돌 상황을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 정규전의 전면전이 아닌 비정규전 이런 상태가 앞으로 전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총은 부산에 가면 있다"며 "폭탄 제조하는 데 있어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해 참여시키면 된다"고 했다.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장난감 총에 가스쇼바(완충기)가 있는데 개조가 가능하다"며 "인터넷에 무기를 만드는 기초는 나와 있다"고도 했다.

이 고문은 "전시 상황 등 중요한 시기에 통신과 철도와 가스 유류 같은 것을 차단시켜야 한다"며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중요한 화약 생산 시설이 있는 평택 지역도 군사조치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설에 직접 들어가 시설물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근래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최근 급박한 전쟁의 상황까지 포함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준비하는 게 필요하겠다"며 "적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전기·통신 분야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까지 포함해 여러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 지부장은 "대부분 동두천에 거주하는 미 군속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일상생활에서 파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위영 전 통진당 대변인은 "오늘 정보전을 할 수 있는 최소의 인원, 적들의 통신망, 도로망 이런 것들을 갖고 논의가 됐다"며 "결론은 각자 소관 업무를 똑똑히 인식하고 각자의 초소에서 구체적으로 혁명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권역별 토론에서는 "저격용 총을 준비해야 한다", "물리적 타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근무하는 사람들을 포섭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등의 이야기도 나왔다.

이 의원은 "수많은 곡절을 딛고 우리가 동지부대를 이루고 미국 놈들과 붙는 대민족사의 결전기에서 우리 동지부대가 선두에서 저놈들의 모략 책동을 분쇄하고 더 나아가 통일혁명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면서 선두의 역할을 한다면 이 또한 명예"라며 투쟁심을 독려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북한을 "거기는 모든 행위가 다 애국적이다. 다 상을 받아야 한다"며 "최근 자료를 보니 전 세계에서 6kg 미만으로 최소 경량화해 핵무기로 개발할 수 있는 나라가 3~4개밖에 안된다. (북한 핵실험은) 이룬 것이 엄청난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날 모임은 5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M수사회 교육관 지하 강당에서 이뤄졌으며 김근래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 지부장, 박민정 전 중앙당 청년위원장, 우위영 전 대변인, 김홍열 경기도당 위원장,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chind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