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한 달’ 얼어붙는 부동산시장

대출 규제·대통령 탄핵 정국·트럼프발 리스크 여전
아파트 매맷값 하락에 ‘살’ 사람보다 ‘팔’사람 많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여전한 대출 규제와 대통령 탄핵 정국·트럼프발(發) 리스크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0.02%→-0.02%)은 하락 폭을 유지했고, 서울은 (0.01%→0.00%) 보합 전환됐다. 지방은 (-0.04%→-0.04%)은 하락 폭을 유지했다.

시도별로 매맷값 변동률은 △대구 –0.13% △인천 –0.09% △전북 –0.06% △경남 –0.05% △전남 –0.05% △제주 –0.04% △광주 –0.04% △부산 –0.04% 등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원은 “서울의 경우 재건축·신축 등 선호 단지에 대한 상승세가 국지적으로 포착되나 계절적 비수기 등에 따라 관망세가 심화되고 있다”며 “부동산 매수 심리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를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상황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2.5로 전주(92.4) 대비 0.1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7.6에서 97.3으로 하락했다. 지역별로 강남 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99.3→99.0)와 노·도·강이 포함된 강북 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95.9→95.6) 하락 폭은 동일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올해 상반기 내 정권 변화 윤곽이 보이면 주택 거래량 증가·지역별 가격 변동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매맷값은 수급 밸런스·소유자의 가격 방어력에 따라 지역별 차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호도가 높은 지역 아파트일수록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고, 매물의 희소가치가 높아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자산 가치 증식을 기대하기 어려운 빌라 시장의 침체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시장에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서울 강북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집주인들이 여전히 호가를 유지하고 있어 매도·매수 희망 가격 차가 크다”며 “대출 규제가 일부 완화됐으나 큰 틀은 유지하고 있어 매수 희망자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hwshin@news1.kr